[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5화]
박달나무야? 자작나무야? 신단수의 색깔 논쟁
박달나무(Betula schmidtii Regel)는 예로부터 나무가 단단하여 견고하여 다듬이, 방망이, 홍두깨, 절구공이, 사극에 보면 포절들의 몽둥이 등의 실생활에 사용되는 생활용구를 제작하는 것에 널리 이용된 목재이다. 수피(껍질)는 검은 나무이다. '도깨비를 박살 내는 나무' 박살 나무가 박달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神壇樹)의 단(壇)은 신령에게 제사드리는 장소에 서 있는 나무로 지상에 있으면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성한 지점의 표시하는 세계 중심, 의 ‘생명의 나무’로 나타낸다. 단(壇)이라는 이 나무를 두고 박달나무가 맞다 자작나무가 맞다 , 흰색이다. 검은색이다 논쟁이 지금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영어로 박달나무와 자작나무는 모두 Birch Tree로 구분이 없다. (학명으로는 구분함.) 하지만 우리는 자작나무 속 자작나무, 박달나무, 사스레나무, 거제수나무 모두 구분한다.
삼국유사 일연(一然)과 제왕운기 이승휴(李承休)의 단군신화를 보면 어디에도 색상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삼국유사 기이(紀異) 제1편 《고기》(古記)
- 환웅이 무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정상(태백은 지금의 묘향산이다.)의 신단수 밑에 내려와 신시(神市)라 하였다.
제왕운기 하권, 동국 군왕 개국 연대
- 환웅은 천부인(天符印) 3개를 받고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서 태백산 정상 신단수 밑으로 내려왔다. 이가 환웅 천왕(桓雄天王)이다.
최근 이 주장은 일부 학자들이 '우리 민족이 배달민족이고 배달이 박달로 변형이 되었다. 그래서 배달민족은 흰색이고 신단수는 흰색, 그래서 자작나무가 맞다'는 주장이다. 이 말은 스스로의 논리도 맞지 않고 학명 구분도 안 되는 말이다. 실제로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신단수를 쳐보면 자작나무라는 글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이쯤 되면 귀찮아도 또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 선조들은 단(박달 나모)와 자작나무(백화)를 명백하게 구별하여 사용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중 태종실록 (1406년)를 살펴보면 개화령을 내리는데 '자유백 괴단흑 고추동'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괴(槐)단(檀)은 회화나무와 박달나무는 검다는 의미이다.
+ 개화령(改火令) - 국가가 나무에서 불을 채취하여 지방에 내려 보내는 행사로 계절에 따라 새로 불씨를 만들어 주방에서 쓰면 질병을 피할 수 다고 믿었다.
정약용의 아언각비(1819)에서 “所稱伐檀樹檀者 堅靭之木 可爲車輻者也“[ ‘벌단’의 나무 단(檀) 은 굳고 질긴 나무로 수레의 바큇살을 만들 만한 것이다]라고 하여 중국의 시경에 나오는 檀(단)을 설명하고 있다.
정조 때 영종대왕실록청의궤 “方下公伊次 朴達木 以軆大者一介 “ (방아공이로 쓸 박달 나모도 몸체가 큰 것으로 1개)에서도 박달목이라고 정확히 기재하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다양하게 구별되어 있는 박달나무와 자작나무를 잘 구별하여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다듬이 방망이와 다듬이 돌이 있었고 여인들의 애환이 서린 다음이질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깊어가는 겨울밤 멀리서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