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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점빵 Dec 11. 2021

거절의 변

저는 그냥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까짓 게 뭐라고, 능력을 높이 사주시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소속이 되어 달라는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혼자서 일하니까, 언제든 거취를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실 만합니다. 회사로 들어오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지 않겠냐는 말씀에 담긴 선의를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조직을 갖춘 회사의 시각에서는 하찮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를 믿어 주는 동료들과 뜻을 모아 벌여 놓은 일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함께 그려 가자고 내보인 그림 역시 여러 개입니다.


그 일들에 걸린 제 책임을 가벼이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지금 제 생활에 충분히 만족합니다.


정말로 제 능력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그때그때 외주 프로젝트로 의뢰해 주십시오.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해 도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히,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자는 뜻이 아니니까 부디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사정상 수락할 수는 없지만 제안 주신 것 자체로 제게 큰 영광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감사하게도 회사로 들어와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종종 받는데, 그때마다 죄송한 마음을 담아 올리는 내 간곡한 거절의 변.


송어회에 소주를 마시며

-브랜드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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