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본색' 글을 쓰면서,
내가 쏟아 내는 많은 말들과 나에게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말을 깊게 들여다보았다. 자잘한 조사와 어미, 단어, 어절, 문장, 심지어는 말의 뿌리까지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대화를 나누던 시간과 공간, 상대의 표정과 눈빛, 손동작, 몸짓까지! 되뇌며 무한 재생과 되감기를 했다. 그러면서 점차 말본색의 자화상이 많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내 언어의 뿌리는 어떤 색을 갖추고 있는가?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나는 과거에 들었던 따뜻한 말을 남에게 달달하게 들려주려 했을 것이고, 나를 아프게 했던 말은 견고하게 되받아쳤을 것이다. 그래서 둘러본 '힘을 더하는 말, 힘을 빼는 말'!
* 힘을 더하는 말
1. 너는 할 수 있어.
2. 너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거야.
3. 품어야 혀.
나조차 나를 믿지 못했던 시절, 온전히 나를 믿어주던 제삼자의 이 말이 내 영혼을 구원했다.
"너는 할 수 있어. 네가 아니면 누가 붙어!"
정말 순도 100% 신뢰하는 믿음의 언어. 그 말의 힘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 주변에 수많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가 진짜 듣고 싶은 응원은 "너는 할 수 있어!" 아닐까?
*힘을 빼는 말
1. 왜 안 했어? 아님 못했어?
2. 그렇게 고생하시는데, 네가 이래서 되겠니?
3. 제가 알아서 할게요.
집안일을 돕느라 숙제를 못했던 날. 가장 괴로운 것은 내 마음이었다. 숙제를 못했다는 자괴감. 그때 나를 다그치던 "왜 안 했어? 아님 못한 거야?" 이 말이 참 야속했다. 같은 말이라도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다면 덜 서운했을 텐데... 어른이 된 내가 그때 그 실수를 반복할까 봐 항상 조심한다. "왜 안 했어."는 이미 '안 할 의도를 가지고 버티다 왔다'를 전제로 하고 있지 않은가?
모든 사람의 인생은 같은 조건과 상황이 아니다.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항상 "그럴 수 있어."를 마음에 저장해 둔다. 누구든지 그럴 수 있다. 그래야 가려진 뒷 배경이 보인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