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없는 볶음 요리, 강추!
일을 하다 보니 저녁 7시가 넘었다.
뭔가에 집중을 하면 시간 가는 것을 모르는 성격이라서,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식사 때를 자주 놓친다. 교사를 하면서 99% P 기질이 제법 J처럼 포장되어 있다. 특히 애들에 관한 일은 거의 완벽하게 J를 구현한다. 하지만 내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은, 여전히 좌충우돌, 우왕좌왕이다. 특히 혼자 챙겨 먹는 식사는 아주 자유분방하다. 그래도 울 아부지의 평소 가정교육을 준수하기 위해, 정신없이 저녁을 차렸다. 원래 계획은 냉동삼겹살에 배추를 싸서 된장 꼭! 꼭! 찍어 먹으려 했는데... 된장이 없다. 이런 쌈장이여~! 돌아오라.
P는 뚝딱뚝딱 임기응변에 강하다. 일단 냉삼부터 구웠다. 촤아~~~ 붉은 빛깔이 살살 사라지면서 말련던 몸을 슬슬 풀어내었다. 요맘때 가는소금 살살. 그리고 뒤집어 주면서 생각했다. 된장과 쌈장이 없으니 짭짤하게~. 거기에 왕소금을 탈탈 털어 넣었다. 염도 상승! 후추도 톡톡. 그리고 0.1초 사이에 냉동실을 열었다. 넣을 것이 냉동 다진 마늘. 그 옆에 '날 보쇼' 가래떡이? 오케이 당첨. 가래떡을 한 주먹 팬에 넣었다. 이때부터는 웍을 촥촥 뒤집어 줘야 냉동이 해동되며 맛나게 기름을 흡수한다. 또다시 0.1초 이내로 냉장실 오픈! 뭘 넣으면 잡내가 잡힐까? 정종 들어와!
또 또?
마른 새우 컴온! 오늘 요리 중 최고의 아이디어는 '마른 새우'였다. 감칠맛과 돼지기름에 살짝 튀겨진 고소함, 그리고 짭짤한 간까지! 네가 구원자다. 마무리로 배추 2~3장을 손으로 찢어 넣고 웍웍!
접시에 안착한 오늘의 저녁은!
<냉삼과 배추, 건새우와 옆집 가래떡!>
이 메뉴의 절친으로 '막걸리' 한 잔. 5분 만에 완성된 근본 없는 요리가 탄생했다. 누군가 다시 해달라고 하면? 이 맛을 다시 구현하지 못한다는 한계^^ 계량도 없고 무계획, 무제한 요리라서 딱! 오늘, 이번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요리'이다.
※ 개인적인 만족도는 최상!(투자 대비 평타 )
식감이 다채롭다
; 의외로 촉촉한 냉삼+ 가래떡의 쫀득함+배추의 달큼함+튀겨진 건새우의 고소함
다음에 도전한다면, 여기에 견과류를 넣고 싶다! 된장이 없는 관계로 시작된 '나 홀로 요리전'은 대성공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배추 속 잎을 먹기 위해 까놓은 겉잎들이 덩그러니 있다. 하! 한 겨울에 저 비싼 배추를 어찌할까?
그래, 겉절이 고고!
배추 잎은 사선으로 칼을 쳐서 세 토막! 물 촉촉하게 뿌려서 굵은소금 촤락! 이 아이들의 빠른 완성을 위해서 유리 뚜껑을 덮어서 무게감을 줘야 한다. 그리고 야채는 1도 없으니 양념 준비.
막걸리 소주잔 한 잔+굵은 한 숟가락+새우젓 작은 숟가락 ++고춧가루 팍팍 60% 먼저 넣기+각설탕 1.5개+밥 한 숟가락+냉동 마늘 3개+사이다 두 숟가락
쉐킷쉐킷!
30분 뒤에 배추를 씻어서 물을 빼고, 남겨 놓은 30% 고춧가루 섞섞, 그 뒤에 양념과 함께 스며들기! 다 뒤적여 보고 색감이 약하면 남은 고춧가루를 넣고, 그렇지 않으면 양보!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남겨진 겉배춧잎을 구원했다. 내일 맛이 생겨나면 참 행복하겠다. 오늘 맛보기는 양보. 배가 너무 부르당♡
소중한 나의 확정적인 행복! 소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