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에서 맺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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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동도라는 섬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집에서 출퇴근하기 힘든 거리에 있는 섬마을 학교를 자원해서 갔고,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교동 공소에는 80대의 미국인 신부님과 70대 수녀님 세 분이 계셨다.
모두 퇴직하신 분들이지만 교동에서 섬김의 사역을 계속 이어나가는 분들이셨다.
그분들은 나를 이웃으로, 친구로 대해주셨고, 나는 그분들에게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면서 지냈다.
나는 교동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퇴직 이후에도 교동으로 신부님과 수녀님을 찾아뵙기도 했다.
그만큼 많이 의지하고 힘을 주셨던 분들이다.
양평으로 이주하면서 신부님과 수녀님들을 마음속으로만 그리워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데레사 수녀님이 성주군에 있는 평화계곡 피정의 집에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여름, 피서 여행지가 가야산인데 피정의 집까지 50분 정도 걸린다.
일부러 오기도 힘든 거리인데, 이왕 근처에 온 김에 수녀님을 뵙고 가기로 한다.
남편과 함께 한 여름휴가 마지막날, 집으로 가는 길에 피정의 집을 방문했다.
요셉의 집으로 불리며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었다는데, 이제는 더 이상 운영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섬기고 봉사할 수녀님이 부족한 것이 문을 닫게 된 이유라고 한다.
수녀님 말씀으로는 신학교에 지원하는 예비 신부님과 예비 수녀님이 무척이나 귀한 상황이라고 한다.
사무실에서 만난 수녀님은 교동에서 뵙던 1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여전히 소녀 같은 모습이셨다.
자주 뵐 수 없는 수녀님을 멀리서 뒷모습이라도 사진 속에 남겨본다.
내어주신 시원한 레몬차를 앞에 두고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다른 수녀님들 안부도 듣고, 신부님이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셔서 현재 뉴욕에 계신다는 근황도 듣는다.
피정의 집을 소개하시면서 주변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찍어놓은 사진도 보여주신다.
천진한 아이와 같은 수녀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 모습을 언제 또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전, 교동에서 근무할 때,
마음 둘 곳 있어서 정말 좋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이곳에서 이렇게 건재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