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부슬부슬 비가 오더니 공항버스가 터미널 2에 도착할 때쯤에는 그쳤다.
도중에 멀미를 했지만 구토를 하고 나니 속이 편안했다.
프리미엄 버스를 타서 움직임이 안락할 줄 알았으나 안 하던 멀미를 했으니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장점은 뒷자리에 신경 쓰지 않고 뒤로 의자를 젖힐 수 있고 앞에는 TV모니터가 있다는 것일 뿐 일반 우등버스가 훨씬 편하다. 30% 비싸기만 할 뿐 만족스럽지 않다.
패키지여행은 시간싸움이라 잘 걸어야 해서 한 달 전부터 자전거를 타며 근육을 만들었는데 발바닥 힘줄염이란다.
내 육체가 노화되어 가는 줄도 모르고 운동한 탓이다.
이번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일 듯하다.
남편은 라운지에 먹을 것이 없다며 양껏 접시에 담아놓고는 면세점에 다녀오겠다고 나가고 1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11시 30분이 지나면서 라운지에 사람들이 들어왔다.
KAL라운지가 늘 궁금했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보이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마티나 또는 SKY라운지를 이용했었다. 신용카드만 잘 활용하면 무료이용이 가능하다.
많이 북적거리지는 않았으나 한가하지도 않은 이곳에서
속으로 '부자가 왜 이리 많지?' 중얼거렸다.
1등석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옆 구석에. 잘 안 보이는 곳.
'진짜부자는 그곳에 있지 않을까?'
'내가 있는 곳은 2등석 칸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속말을 하며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했고 특히 애견이 눈에 띄었다.
'세상에나 강아지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주인과 편안하게 갈 수가 있다니'
뉴스 기사에 코로나 이후로 자리값이 1인 편도 600만 원이라는 정보를 접했는데, 그저 놀랍기만 했다.
주인에게는 애견도 가족이니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이다.
비행기 안은 세상보다 짧은 시간에 극명하게 자본주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항공사는 같은 원가라면 매출과 수익성이 좋은 좌석과 서비스로 14시간 만에 자본주의 맛을 극대화해서 차별성을 고객들이 느끼도록 영업을 하였다.
난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들을 탐색해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1등석과 비즈니스석을 다수확보하고 서비스가 좋아 중상류층이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나 애견 관련 상품, 프리미엄급 여행상품이 다양한 여행사 또는 면세점과 고급명품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등이다.
아깝다고 생각할 만큼의 돈을 써보라는 히토리 작가의 책 글귀 하나에 프레스티지 좌석을 예매했었다.
난 돈은 반드시 가치 있는 곳에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이코노미만 고집했었다.
그러나 내가 사치라고 여기는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현금은 흐르고 있었다. 그것도 상상이상으로.
난 3년 전에 리치펀드를 구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10대 대부분이 애플휴대폰을 흔히 들고 다니듯이 지인들은 샤넬이나 구찌 등 명품백 하나정도는 다 들고 다니길래 사서 모으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으나 미미했고 수익이 40% 이상으로 천천히 상승했다.
마음이 편해 은퇴자금으로 투자해도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