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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l 30. 2023

[수수한 그림일기]] 하나의 점이 되어.

2023.7.29






더는 외롭게 두지 않겠다고,

선생님을 '잊지' 않고 선생님을 '있게' 하겠다고 적은 편지를 서이초 벽에 붙여두고 왔었다.

이 말은 서이초 선생님과 같이 고통받는 선생님들을 잊지 않고 있게 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고, 내가 곧 서이초 선생님이기도 하므로 나를 있게 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요즘 반복해서 듣고 있는 <이하이의 한숨> 가사 중 말뿐인 위로가 되고 싶지 않아 작은 두 점이 되고 왔다.


 우리가 외친 구호는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다."였다.

 선생님인데 가르치고 싶다며, 우리의 일을 하게 해 달라며 외치고 왔다.


 함께한 나의 좋은 친구 짝꿍은 아스팔트에 엉덩이를 대는 순간부터 돌아가는 길에 얼음잔에 담긴 맥주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땀을 식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이초에 붙어있던 선생님 아버지 쪽지를 찾아 읽고는 사연 있는 여자처럼 주르르 주르르 눈물을 흘렸다. 맥줏집 나서서 걸으면서도 울면서 걷고.

(짝꿍 미안.)


"이쁜 딸램이와 함께 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램이는 많이 아팠구나.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 다오.. 부디 그곳에서라도 행복하길 바란다. 부디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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