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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82)

돌풍주의보

by 이재민

파리에서 리스본으로 넘어올 때부터 날씨가 안 좋을 건 알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며 구름 한 점 없는 파리를 떠나 구름 가득한 리스본으로 이동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그래도 첫날 운이 좋게 비를 맞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예보를 보니 돌풍이 불고 비가 온단다

이거 오늘 나가도 되는 건가 싶다

그래도 돌풍을 돌파해 보자 하고 나갔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그래도 어찌어찌 아주다 궁전에 도착을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수요일은 쉬는 날이다

그래도 옆에 있는 왕실 보물 박물관에 갈 수 있었다

이곳은 엄청 깨끗한 지어진지 별로 안된 그런 건물이었다

넓고 공간이 많은 만큼 전시물을 여유롭게 배치해 놓아서 좋았다

깨끗하고 집중하기 좋은 장소에 반짝 반짝이는 걸 보니 집에 가져가고 싶다

물론 가져가도 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암시장에 팔으려고 해도 정보가 있어야 팔텐데 괜히 잘못 훔쳤다가 인터폴에 쫓기는 수가 있다

잘 본 이후에 제로니무스 수도원으로 향했다

도착을 해보니 줄이 엄청 길었다

줄 서는 것은 싫지만 더 싫은 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우산은 별로고 마음껏 비를 맞을 각오로 후드재킷을 입고 나갔다

그래도 비가 막 쏟아지지도 않고 20여분이 지나니 비가 그쳤다

총 45분 정도를 기다리니 입장할 수 있었다

45분 기다리는 게 좀 짜증 날 수 있는데 놀이동산 가면 1시간 반은 기본으로 기다렸던 걸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수월하다

기다리면서 수도원에 대해 찾아보니 16세기 초에 마누엘 1세가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해 성공을 기념하며 세운 곳이란다

포르투갈이 가장 잘 나가던 시기의 건축물이란다

처음 들어가서는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파스텔 톤의 천장과 이쁜 타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는 정원이었다

이곳이 좋았던 이유는 유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여서 그런 것 같다

정원을 둘러싸는 테라스의 디자인이 새롭게 느껴졌다

수도원을 잘 둘러본 후에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안 쪽이 공사 중이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곳도 이곳만의 독특한 양식이 있어서 좋았다

기둥이 인상적이었고 예수님의 묘같이 표현한 곳도 반짝반짝하니 좋았다

특별히 이곳에는 바스쿠 다 가마의 무덤이 있어서 더 특별한 곳이 아닐까 했다

잘 구경을 하고 나서 벨렝탑으로 향했다

이곳도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같이 16세기초에 지어졌다고 한다

제로니무스와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강변으로 오니 바람이 더 세게 불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강물은 파도가 엄청나게 많이 치고 있었다

벨렝탑은 굉장히 멋있었다

아쉽게도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그래도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포스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다음으로 걸어서 발견기념비라는 곳으로 갔다

이곳은 사진으로 많이 봤던 곳이었다

실제로 가서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다

기념비 바닥의 타일도 꽤나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파도가 치는 바다를 형상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오니 바람이 더 세게 불기 시작했다

거센 바람과 파도를 보며 이 기념비를 보니 대항해시대의 느낌을 더 잘 받을 수 있었다

내 여행의 첫 시작이었던 남아공의 희망봉에서 봤던 바다는 오늘처럼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 바다를 보며 야만적이고 도전적인 백인 놈들을 묵상했던 기억이 난다

그 도전으로 인해 나라의 황금기를 가져왔으니 좀 야만적이어도 괜찮지 않나 싶다

너무 안정적으로만 살려고 하면 안 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강변을 구경하고 국립 마차 박물관을 갔다

솔직히 마차에 대해 큰 궁금함은 없지만 이곳은 전시를 어떻게 해놓았을까가 궁금해졌다

뮌헨에서 마차 박물관을 보며 기둥이 너무 많아서 약간 별로였던 기억이 난다

그에 반해 화려했던 bmw 박물관을 보며 마차 박물관도 bmw에서 전시해 주면 안 되나 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은 전시가 정말 깔끔하게 되어있었다

건물도 지어진지 별로 안된 느낌이다

마차 자체는 뮌헨의 것이 좀 더 화려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전시가 깔끔하니 보기 좋았다

박물관을 보고 나오니 비가 또 추적추적 내린다

걸어서 MAAT라는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건물이 꽤나 독특했다

마치 언덕 같은 느낌이었다

강 건너편으로는 예수상이 보였다

이 예수상을 보며 브라질에 있는 예수상이 있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독특한 건축물에서 강의 다리와 예수상 그리고 커다란 배를 보니 참 멋있었다

비만 안 오면 참 좋았을 텐데

미술관으로 가니 약간의 정비하는 시간인 것 같다

이곳은 리스보아 카드로 할인이 되는 곳이었다

돈을 지불하면서 까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들어서 패스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열심히 돌아다니니 배도 고프고 비도 오고 그러니 숙소로 일단 들어갈까 싶다

숙소에서 맛있는 거 먹고 이따 숙소 주변에 야경을 보러 나가자 했다

점심 겸 저녁을 맛있게 먹으니 몸이 푹 퍼진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도 계속 오니 내일 돌아다니자 싶다

보스니아 카드가 하루에 18유로 이상만 활용하면 이득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만 해도 입장료가 18유로이니 벌써 이득이다

내일은 100% 비가 온다지만 그래도 잘 돌아다녀 봐야겠다

2025.3.19

오늘은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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