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7~8%의 전환율이 반토막이 났다.
우리의 쇼핑 순위는 1위에서
빠르게 6위까지 내려갔다.
우려했던 비상사태가 터졌다.
이유는 분명했다.
상세페이지를 변경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나는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상세페이지를
'고급'스럽게 변경했다.
일정이 밀려있는 '고급' 디자이너에게
무려 150만 원을 주고 만든 상세페이지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스스로 비상모드를 가동하고
며칠간 다시 온라인 판매의 근본에 대해 생각했다.
답은 쉽게 나왔다. 2가지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1. 상세페이지의 순서가 고객중심적이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판매를 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그 증표로 돈을 받는 행위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들어왔을 때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순서대로 보여줘야 한다.
판매를 잘하려면, 매출을 올리려면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저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멋 내기 위해, 화려해 보이기 위해,
또는 그저 '고급'화 하기 위해
상세페이지를 구성했다.
그러자 전환율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2. 가독성이 떨어졌다.
상세페이지를 뜯어보면 이미지나 영상 등
콘텐츠와 글로 나눌 수 있다.
이 2가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핵심을 건드리는 대신에 '고급'스러워 보이기 위해,
또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배경색과 로고를 아주 진하게 배치했다.
고객님들이 우리 브랜드를 기억해 주었으면 했다.
그러자 배경색과 로고가 주인공이 되었고
콘텐츠와 글들이 엑스트라가 되었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그러자 매출이 반토막 났다.
인생은, 판매는, 부는 역설이다.
판매자가 돈만을 추구한다면 돈을 벌 수 없다.
반면에 돈만을 쫒지 않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성웅 이순신 장군님이 말씀하신
'필사즉생 필생즉사'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으리라)는 인생의 진리를 정확하게 관통한다.
원인을 파악한 나는
재빠르게 상세페이지를 다시 기획했다.
나는 엑스트라들은 엑스트라로 만들고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고객들의 마음을 읽어
가장 원하는 내용들을 맨 위로 올렸다.
또한 상세페이지 구조를 연구하고 알맞게 배치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위에서 6위까지 내려갔던 순위는 빠르게 상승했다.
4위, 3위, 2위, 1위
빠르게 1위를 탈환했고,
전환율은 2~4배 이상 올랐다.
매출은 전환율이 떨어지기 이전보다
상승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았다.
내가 시작하기 전에 비슷한 제품을 판매한 업체가 있었다.
그 제품의 상세페이지는 별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수년이 흘러 우리가 1위를 차지하고
심지어 매각을 한 순간까지도
그 제품의 상세페이지는 바뀌지 않았다.
아마도 큰 위기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위기는 처음 마주쳤을 때는 무섭고 아프다.
하지만 그 위기의 본질을 잘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실행한다면 기회로 바뀐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가 없다면
변화의 순간을 만나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위기의 상황에 있거나
나중에 위기를 만난다면
어렵겠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나에게도 기회가 왔구나'
그러던 중 아주 중요한 메일이 한통 왔다.
우리 브랜드를 사고 싶다는 메일이었다.
'에이 당연히 사기겠지...'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