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비가 와서 우울한 나와

비가 오는데도 신이 난 우리 언니

내가 왜 비가 오는데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내일은 무지개가 뜰 꺼니깐 이라고 해서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10살 여름 낮에 비가 많이 와서 집에서만 있어야 했는데 비가 그치고 잠시 나가서 보게 된 무지개는 아빠의 기억 속에 있던 옛날 무지개처럼 선명하고 길었습니다. 아이는 서둘러 핸드폰 카메라에 무지개를 담고, 아빠는 아빠가 지금 딸아이의 나이보다 어릴 때 고향에서 보았던 무지개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아빠는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무지개 아래에는 보물이 있다는 얘기에 마을의 반대쪽, 들판의 끝, 산 아래까지 한참을 걸어갔다가 돌아왔었습니다.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딸도 무지개에는 뭔가 신비로운 것이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태곳적에도 어딘가 하늘에는 비가 오고, 무지개가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같이 지켜보는 아빠와 딸도 있었을 거구요. 지구의 하늘은 오늘도 비 온 후 맑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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