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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ㅏ Oct 23. 2024

칭찬하고, 다시 욕하고, 다시 칭찬하는

EP70: 루나와 별빛 가득한 고향 마을


 루나는 한때 살던 마을을 떠난 지 오래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예언된 영웅이라며 떠날 때만 해도 기대와 박수를 보내었지만, 그녀가 맡은 첫 임무에서 패배하고 돌아왔을 때는 실망과 비난의 시선으로 그녀를 맞았다. 그들의 표정은 그녀가 처음 마을을 떠날 때의 따뜻한 미소와는 달랐다. 루나가 한없이 노력하고 전투마다 부상투혼을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능력과 자격을 의심하고, 그녀의 실패가 마을에 재앙을 부른다고 수군거렸다. 그 비난의 목소리에, 루나는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루나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고향에서 온 편지를 받았다. 그녀가 사라진 이후 마을에는 큰 위기가 닥쳤다고 했다. 예전의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고, 점차 외부의 위협이 다가오면서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편지는 마을 장로가 루나에게 쓴 것이었고, 그녀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었다. '마을에 다시 돌아와 달라. 이제야 너의 진정한 힘을 알았다'는 내용이었다.


루나는 마을을 다시 방문하기로 마음먹고 긴 여정을 시작했다. 한동안 그녀는 고향을 생각하면 괴로웠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싶었다. 마을에 돌아온 그녀를 마을 사람들은 열렬히 환영했다. 그녀를 배척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찬양하고, 환호하며 그녀의 용맹함을 기렸다. 하지만 루나는 그들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웠다. "내가 다시 실수를 한다면 이 사람들은 또 나를 내칠까?" 그녀는 잠시 멈추어 생각했다.


순간 루나는 깨달았다. 그들은 여전히 똑같은 사람들이었고, 자신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있기에 영웅을 바라던 것일 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누군가의 힘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영웅이란 단지 어려울 때 기대고 싶은 존재였을 뿐, 루나 개인의 희생과 고통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결과가 안나오면 욕을하고, 결과가 좋으면 숭배할 뿐이다.


 루나는 별빛이 쏟아지는 고요한 마을 언덕 위에 홀로 앉아 생각했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했다. “내가 이들을 위해 힘을 내는 이유는 그들이 나를 인정해 주어서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게 당당하고 싶기 때문이야.” 그녀는 진정한 영웅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인정받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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