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에는 마틴이의 입양기를 작성했으니 안 보신 분들은 보고 오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초보 집사로써 2시간마다 분유를 먹이고 사냥놀이를 해주며 불면증에 시달리길 어언 5개월.
너무나 귀여운 나머지 마치 내가 낳은 자식인 양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사진들을 보내며 자랑하던 터에 생각보다 빨리 자라던 마틴이의 사진을 본 수의사 친구가 이제 중성화 수술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한다.
두둥..
중성화를 하지 않고서는 발정기에 자꾸 집을 나가려 하거나 예민 보스가 되어 집에서 키우기 힘들 거란 말에 눈물을 머금고 마틴이의 땅콩을 떼기 위해 근처 동물병원에 들렀다.
집에서는 아빠 소중한 줄 모르던 녀석이 병원에 가니 갓난아기가 엄마 품에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내 어깨를 부여잡고 땅콩을 사수하기 위한 몸부림을 펼쳤다. 그렇게 하악질을 하며 거부하였지만 마취와 동시에 하악질도, 그의 땅콩도, 모두 사라졌다.
중성화를 마친 후 며칠의 회복기간을 거치고 나서는 식성이 좋아졌는지 몸집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인형 같았던 아가의 얼굴은 금세 사라졌고, 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몸집도 커지고 맹수처럼 근사하게 자랐다.
일반 길냥이의 몸집 길이는 1.5배, 몸무게는 8kg까지 커진 대형 냥이가 되어 버린 마틴이의 모습을 보시라.
몸무게로 인해 흔들거리는 캣타워에 올라가 쉬는 일을 즐기며 지금도 아빠인 나를 졸졸 쫓아다니며 냐옹 거리는 애교 많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여기까지는 아직 앳된 모습이었는데...
3...
2..
1..
요즘은 캣타워 위에 누워 바깥세상을 보는 걸 낙으로 여긴다.
캣타워 말고도 가끔은 여기에서도 있고...
요가 자세로 샤워도 해주고...
이렇게 애교도 부리며 지내고 있다.
꼭 엄마 아빠 사이에 누워서 자려고 했었는데 며칠 전부터는 따로 자기 시작했다.
아직도 새벽에 놀아달라고 울 때가 있는 걸 보니 여전히 아가 티를 벗진 못했나 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음 하는 짬타이거 출신의 마틴이지만,
사실 마틴이 덕분에 우리가 그 행복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
뉴스에서 종종 길고양이들을 학대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그냥 꼴 보기 싫어서, 잔인함을 추구해서, 호기심으로 등등 가해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장난감 취급을 하거나 하찮게 생각하여 그런 행동을 가하곤 한다. 그러나 생명에는 경중이 없다. 길냥이들도 똑같은 고통과 아픔을 경험하며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직시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번 더 숙고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동물학대를 방치하면 흉악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미국 FBI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와 하지 말아야 할 도리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스스로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어느 생명이건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며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또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라 더욱 큰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그래야 이 세계 공동체 안에서 서로 어우르며 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