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앓이 3
박순동
너를 처음 만난 날도
이런 봄이었다
햇살은 무심하게 따뜻했고
바람은 네 머릿결을 따라 춤췄지
말하지 않아도
두 눈이 전한 떨림이 있었고
손끝에 스친 우연은
내 안에 조용한 불을 지폈다
그때는 몰랐지
처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걸
너의 웃음에 취해
계절이 영원할 줄만 알았어
지금, 꽃이 피고
세상은 다시 너를 닮아 간다
멀어진 너의 이름 하나로
이 봄이 아프다
거리에 번지는 향기 속에
나는 너를 부르고
피어나던 눈빛, 접히던 입꼬리
모든 것이 되돌아온다
사랑은 지나가도
첫사랑은 머문다고 했던가
너를 놓아도
내 마음은 아직, 그 봄에 머물러
나는 또 앓는다
잊은 줄 알았던 너를
햇살 사이, 벚꽃 아래
다시 만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