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니

by 박순동

비가 내리니

박순동


차가운 허공에

창백하게 떠돌던 영혼은

우는 사자가 집을 찾듯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주파수가 같은 당신을 본 순간

아픈 다리 내려놓으며

육신을 고쳐 신었습니다


허나, 주머니속 동전 몇 개가 저승길 노자의 전부였던 당신의 삶

마지막까지 배웅한 건

결국 쓸쓸함 뿐이었습니다


발 뒤축을 힘껏 딛는 그리움의 동작으로

전생을 돌아보면

한 생애란 것이

기쁨 아니면 슬픔

혹은 그 둘의

숨바꼭질 같은 것이어서

한계선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참 애매한 선문답이었습니다


결대로 피가 돌 듯 삶은 움직이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가 바람의 중심에서 두 눈 부릅뜨고

등뼈 곧추 세워야 겠습니다.


그럼에도 댓바람 치정에 허리꺾인 지주대는

한오라기 물살에도 무릎 꿇고

일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 9. 7. 계현. 당신의 영혼을 그리며 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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