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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 Oct 24. 2021

커피잔과 홍찻잔 구별하는 방법

우리집에 있는 잔 확인이 시급 

찻잔은 서럽다


라면은 양은 냄비에 끓여야 제 맛이고

막걸리는 사발에 먹어야 제맛이다.

이처럼 음식과 식기의 조합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향을 음미하고 빛깔을 감상하는 것이 

맛을 즐기는 것 만큼 중요한 와인은

와인의 특성에 따라 와인잔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에 아주 익숙하다.

와인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 정도는 잔을 구별해서 먹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차.Tea도 그렇다.

차의 맛만큼이나 향과 빛깔을 감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와인보다 더 자주 마시는 커피와 홍차를 

커피잔과 홍찻잔으로 구별해서 사용하지 않는 걸까?




같은 커피, 다른 느낌


같은 커피도 잔의 종류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별다방에서도 테이크 아웃용 종이컵에 마시는 것보다

매장 전용잔에 마시면 훨씬 더 맛있다.  

대부분의 커피는 그럴 것이다. 

커피의 맛을 위해서는 온도가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믹스커피는 종이컵에 마시는 게 유독 더 맛있다.

확실히 차와 잔의 조합은 중요하다.


커피와 홍차.

차의 종류가 완전 다르니까 잔의 특징도 굉장히 다르다.

우선 커피잔은 홍찻잔에 비해 두껍다.

앞서 말했듯이 커피의 맛을 위해서 온도가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따듯한 커피의 온도를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 두꺼운 도자기잔을 이용한다.

커피가 식으면 쓴 맛이 강해지면서 향들이 빠르게 사라진다.

그러한 이유로 공기와의 접촉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구를 홍찻잔 보다는 훨씬 더 좁게 디자인한다.

그러니까 커피잔은 홍찻잔에 비해 두껍고 입구가 좁은 형태이다.


홍찻잔의 경우는 커피잔보다 입구가 훨씬 넓은 형태이다.

홍찻잔의 입구가 넓은 이유는 홍차의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홍차의 향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매력들도 분명히 있지만

마시기 전 후각으로 느껴지는 향들이 훨씬 더 다양하고 섬세하다.

그래서 홍차를 잔에 채웠을 때 홍차의 향이 잔 안에 충분히 퍼질 수 있도록

잔의 입구가 넓게 디자인되어있다.






그런데 홍찻잔의 입구가 넓어야하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빛깔을 감상하기 위해서 이다.

홍차 러버들은 와인 러버들만큼이나 빛깔을 감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홍차의 종류에 따라 다른 매력을 가진 빛깔을 보면서 감탄하고 감동한다.

그래서 이들은 홍차 고유의 빛깔이 더 잘 보일 수 있는

입구는 넓고, 높이가 낮은 홍차 전용잔을 선호한다.


사실 홍차 역시 온도가 식으면 그 맛이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입구가 넓고 높이가 낮은 홍찻잔은 차의 온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홍차를 마실 때는 티팟_차 주전자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 집에 있는 잔은 커피잔일까? 홍찻잔일까?


커피와 홍차를 맛과 향으로 비교해보자면

홍차는 커피에 비해 후각으로 느끼는 향이 훨씬 더 화려하고 섬세하다.

커피 역시 후각으로 느껴지는 향이 아주 매력적이지만

입안에서 미각으로 느껴지는 맛과 향이 훨씬 더 다채롭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홍차는 홍찻잔에, 커피는 커피잔에

따로따로 구별해서 사용하면 훨씬 더 좋다.


물론 커피잔에 홍차를 마신다고 해서 

홍차에서 커피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잔이 커피잔인지 홍찻잔인지만 알고 있어도 

잔의 특징에 맞게 적절한 용도로 골라서 사용할 수도 있고,

혹시 언젠가 잔을 구매할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 집에 없는 종류로 구매하면 더 좋지 않을까?


지금 빨리 주방으로 가서 확인해보자.

어쩌면 이미 둘 다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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