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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coM Oct 26. 2023

바다 수영 시즌을 일찍 마치다...


올 바다 수영 시즌은 일찍 접었습니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건강상의 문제로 바다 수영을 1~2개월 동안이나 못하게 되었고 수영을 다시 할 수 있을 때 즈음은 이미 12월에 접어드는 시절이라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어려가지 이유로 손상되어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병으로 눈의 안압을 시신경을 손상시키지 않는 수준이하로 떨어뜨려 더 이상의  손상을 방지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 치료의 목적이 완쾌가 아닌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늦추는 게 하는 것입니다.


5년 즈음 전에 이 녹내장이라는 병을 판정받고 안약으로 안압 조절을 잘하고 있었습니다. 한데, 지난 1월부터 오른쪽 눈의 안압이 조절이 잘 안 되기 시작하더니, 약을 세 개로 늘이고도 안압이 들쭉날쭉 해서 의사 선생님과 상의 끝에 백내장 수술과 아이스탠트라고 하는 녹내장 수술을 같이 받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엔 녹내장인데 무슨 백내장 수술을 받느냐고 의아해했지만, 타고난 눈의 구조가 백내장 수술을 하면 녹내장 관리가 될 수 있는 눈이라고 설명하시면서 나이가 더 들어하는 백내장 수술을 조금 일찍 한다고 생각하시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눈을 보아주시고 고민 끝에 낸 처방이니 의사 선생님 말씀이 틀릴리는 없을 겁니다.


10월 초에 날을 잡아 수술을 받았고, 이후 안압은 마치 마술을 부린 것 같이 안정적인 상태로 지금은 수술 전 안약으로 관리가 잘 될 때보다 약도 줄이고,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만족스러운데, 문제는 수술 후 치명적인 감염의 위험 때문에 1~2개월간은 수영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마치 에겐 사형 선고와 같았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바다 수영을 하시는 분이라 (저보다는 연배가 약간 어린 수영장 레슨을 통해 만나 뵙게 된 분입니다.) 수영이 눈에 미치는 영향은 하나의 논문으로 만들어도 될 만큼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수술 후 치료에 집중하고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동호회 분들이 마치 약이라도 올리는 듯 다녀온 거제의 아름다운 해안 절벽이며,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비 온 뒤 자연스레 형성되는 폭포, 그리고 그 밑에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친 듯한 무지개와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그야말로 두배로 증폭시키는 우울함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아름다움이 부럽다 못해 시샘을 합니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블루베이 (동호회에서 명명)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경남 인근 동호회까지 방문 코스로 계획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형제섬 등대가 바라보이는 이곳은 항상 파도가 높아 정말 날씨가 좋은 날만 허락하는 수줍고 신비로운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도전하고 싶은 게 6~7km 여정에 달하는 거제 부속도 중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내도 아랏길은는 올해 못다한 여정 중 내년에 꼭 한 번 같이 가고 싶은 여정입니다.

올해 구상했던 내도 한바퀴 - 아쉽게도 참여하지 못했는데, 내년엔 꼭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번 겨울엔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습니다. 수술 후 수영이고 뭐고 운동을 게을리하였더니 당장에 체중이 불어 거북해지기 시작합니다.

 

수영을 해도 된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영장으로 달려가 내년 바다 수영을 위한 체력을 미리 담금질해야겠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는 게 이렇게 아쉬울 줄은 몰랐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도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내년기약하며............

어딘지 기억이 나지도 않습니다. 일출이 너무 예쁜 거제의 어느 해안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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