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쾌락 원칙을 넘어서>, 열린책들, 2020.
쾌락 원칙은, 정신 기관을 자극에서 완전 해방시키고 그 속에 있는 자극의 양을 일정 수준이나 가능하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 기능에 봉사해서 작동하는 어떤 경향이다. 우리는 아직 그것을 표현하는 여러 방법 중 어는 것을 선호해서 표현해야 할지 확실하게 결정할 수 없다.
생명의 본능은 내적 지각과 훨씬 더 많은 접촉을 하고 - 그래서 평화의 파괴자로 등장하고, 항상 긴장을 유발시켜 이것의 방출을 쾌락으로 느끼게 한다 - 반면에 죽음 본능은 그 자신의 일을 야단스럽게 드러나지 않도록 조용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한 번도.
사는 게 즐거워도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이제껏.
삶 본능은 죽은 본능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고,
현실은 끝이 있는 엔딩.
흥분과 긴장을 죽이는 쾌락 원칙은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지금, 여기, 이곳이 쾌락이라면 나는 죽음을 말하겠다.
쇼펜하우어는 죽음이란 "진정한 결과이고 연장된 삶의 목표"라고 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고,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무관하게 살아간다.
죽을 날 또한 내 의지와 무관하게 죽겠지.
불쾌도 쾌락도 없는 평온한 삶, 그것은 곧 죽음.
삶과 죽음에 집착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뿐.
살과 피와 숨으로 사유하는 나는 존재한다.
반복된 오늘, 헛소리.
죽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