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바꾸는 법

꾸준함의 위력

by 백소피
우리는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

직업으로 삼으려면 잘하는 걸 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어디 밥벌이만으로 충족되는 종족이던가.


자꾸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고 싶은 욕망이 올라온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월급 노예로 전락하는 자신의 모습이 두렵다면 더더욱 돌파구를 찾아 헤맨다.


이보영은 드라마 대행사에서 후배 카피라이터가 쓴 카피를 눈 앞에서 찢어 버리며 "이 일을 왜 하냐?"고 묻는다.

그 카피라이터는 "어릴 때 부터 꿈이었다며, 좋아하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이때 이보영의 대답.

사람은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하는 일을 해야지


회사는 월급 주고 사람을 쓰는 곳이다.

그 일을 좋아하는 마음이 70인데 비해 능력이 30인 직원 A와 반대로 좋아하는 맘은 30인데 능력이 70인 직원 B가 있다면, 회사는 B를 쓰는게 맞다.

단기적으로는 말이다.


장기적으로는 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능력이 뛰어난데 애사심이 없다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으니 회사 입장으로서는 불안할 것이다.


회사는 '적당히' 일 잘하는 "오래"가는 직원을 원하니까.




회사 입장 말고, 내 입장을 보자.


나는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이 곧 좋아하는 일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꼭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를 때가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방황하고 시행착오 끝에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좋아하는 일을 잘할 때까지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이보영의 대사가 귀에 꽂힌다.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대행사에서 흙수저 출신으로 대기업 대행사 대표까지 오른 이보영의 활약이 눈부셨다. 한국 드라마를 끊은지 오래됐지만 요즘은 한국 드라마의 콘텐츠도 다양해지면서 가끔 눈에 들어오는 드라마가 있다.


첫회부터 저렇게 임팩트 있는 대사를 날리던 강한 언니 이보영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갈수록 재벌 얘기랑 꼬이면서 흥미를 잃었지만 암튼, 첫 화에서 그 후배 카피라이터에게 너무 잔인하게 말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결국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될 얘기들이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보영도 경험상 그 말이 지금은 아프지만 자신을 성장시켰다는 걸 알기에 어찌보면 진심으로 하는 충고였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착각으로 바뀔 때가 종종 있다며 촌철살인의 정점을 찍는다.


캬! 저 말을 듣고 나는 작가가 뭐 좀 아는구나 싶었다.


이보영이 극중에서 신입일때 사수에게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하는 일 찾으라"며 수십 번을 까였을 때 그녀는 오기로 밤을 새며 노력한다.




그렇다. 삶의 진실은 단순하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고 싶다면, 그만큼 인풋을 때려 넣으면 된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방법은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더 빨리 넣으면 된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얼만큼의 노력을 했나?

잘 할 수 있다는 희망 고문이 되지 않으려면 '자기 객관화', 즉 스스로에 대한 메타 인지가 있어야 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매일 쓰면 된다.

전공을 잘하고 싶다면 매일 공부하면 된다.

논문을 잘 쓰고 싶다면 매일 책을 읽고, 정리해서 쓰고, 고치고 또 고치면 된다.


이 모든 일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못하겠다면 그건 그리 좋아하는 게 아니다.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디까지 노력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피드백은 받되 남의 말은 들으면 안된다.


내가 지금까지 가장 못하는게 인내심, 꾸준함, 끈기다.


그동안 논문을 쓰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오래, 꾸준히 앉아 있는 연습이다.

쓰레기 초고일지라도 매일 2시간, 3시간, 6시간, 10시간씩 앉아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내용을 채웠다.

100페이지가 넘는 초고를 완성했다.


내 마음 속에 하나의 능선을 넘은 기분이다.


남들이 보기에 별거 아닌거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나도 여기까지 할 수 있다는 것, 한번에 되는게 아니라 매일 꾸준히 하면 느리더라도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


이 과정을 넘고 넘으면 내가 좋아하는 일도 잘할 수 있게 된다.


아,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계속하면 항상 좋지만은 않다. 그때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닌가?라고 고민할 수 있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양가성(좋음과 나쁨)이 있다. 그 마음이 지금 힘들어서 그런건지 아님 진짜 싫은건지 잘 구분하는 정신력이 중요하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정답은 나에게 있다.

매일 같이 고민하고, 의심하지만 실행한다.

일기도 쓰고, 명상도 하고, 하루의 루틴처럼 해야 할 일을 한다.

그렇게 꾸준함의 근력이 붙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

의심이 확신이 될 때까지 꾸준히 하는 거다.


그정도 경지가 되면 어느 순간엔 잘하게 되었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그 자체로 즐겁기 때문이다.

고통을 즐기는 변태(?)가 되면 잘하는 지 아닌지 그 결과는 이미 내 손을 떠났으니 내 알바가 아니다.


나는 그저 계속 한다.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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