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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밖에 난 몰라

by 고석근

사랑밖에 난 몰라


한데 화물의 무게는 골고루

철길에 나누어져야 한다.


- 에밀리 디킨슨, <이 세상에는 사랑뿐> 부분



한 성교육 강사가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애무를 안 해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것은 야만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아기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다.


하지만, 그들도 애무하고 성행위는 한다. 즐거운 인생을 만끽한다. 그러면 지금 아이들은 왜 인생을 만끽하지 않는가?


요즘 아이들은 연애 자체를 '시간 낭비’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즐거운 인생을 사는 데 비효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창 공부해야 할 때 연애라니!’ 문제는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앞으로 잘살아가게 될까?’이다.


매슬로 욕구 이론의 3단계는 ‘사랑, 사회적 소속 욕구’다.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의 욕구는 다른 사람을 향하게 된다.


배부르고 안전한 육체는 다른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때 인간의 의식은 ‘인간다운 정신’으로 크게 상승한다.


어린 왕자는 현자(賢者) 여우에게서 길들임에 대해 배운다. ‘관계를 맺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


이때 우리는 알게 된다. ‘이 세상에는 사랑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랑은 ‘각자에게 골고루 나누어져야 한다.’는 것을


한때 ‘사랑밖에 난 몰라’ 노래 가사가 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 사랑이 우리 각자에게 골고루 나뉘지 않은 것 같다.


사랑이 없는 현대인은 공허하다. ‘효율’만 추구해온 가혹한 업보(業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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