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석근 Jul 17. 2024

인간에 대한 믿음   

 인간에 대한 믿음      


 우리는 영적인 경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 경험을 하는 영적인 존재이다. - 테야르 드 샤르댕 



 어제 고가도로를 올라가는데, 한 할머니가 내게 손수레를 저 위까지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순간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마 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한 젊은이가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도와주었다가 할머니에게 당한 슬픈 이야기.     


 ‘설마 이 대낮에…….’ 나는 할머니의 손수레를 고가도로 위까지 끌고 올라갔다. 이런 소소한 도움조차 주기가 두려운 세상이다.     


 어떤 상상조차 하지 못한 덫에 걸릴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무조건 사람을 의심부터 하고, 전혀 남을 도와주지 않고 살아가면, 우리의 영혼이 망가진다.       


 영혼(Self)이 망가지면, 우리의 삶 전체가 무너진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니까. 영혼이 우리의 본질이니까.     

 인간의 영혼은 전 우주만큼 고귀하다. 우리는 영혼은 완전히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아(Ego)는 믿기 힘들다.       


 자아는 ‘세상에서 만들어진 나’이기에,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마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자아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            



 비 앞에 가만히 멈춰선 

 텅 빈 그녀의 얼굴 속에서 

 그녀의 영혼이 비를 맞고 있다      


 - 황인숙, <비야, 그녀를 아물게 해라> 부분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영혼이 보일 때가 있다. 가장 힘들 때다. 그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우리는 이 순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전 05화 평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