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이것은 대한민국 어느 한 취준생의 일기.
취준 2년차를 앞둔 이 사람은 혼란스럽다.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의심하고, 정체성을 의문한다. 지독한 평범함에 신음하고, 주변인의 소식에 작아진다.
이 일기는 우울하고 찌질하다. 어제보다 어둡고 차가운 곳으로 가라앉는 축축함과, 모래알같이 잘게 부서져 바람에 무력하게 흩날리는 건조함이 공존한다.
그럼에도 강인해지고자 하는 노력하는 모습이 있다. 살아남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발버둥이 있다.
이 혼란의 기록을 청년 취준생 60만 명에게 보낸다. 그중 0.001%, 단 6명에게라도 위안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사람과 소음, 감정이 빽빽이 들어찬 이 도시에서 외로이 버텨내고 있는 당신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끝내 절망으로 가라앉을 기록일까, 아니면 일출 직전 가장 어두웠던 순간으로 남을까.
글쎄.
취준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