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시즌 中 '봄'
[2장 - (1)]
조명 들어오면, 이든이 등장해 자리를 편다.
잠시 후, 무대 왼편에서 기태가 맥주를 들고 등장한다.
이든 옆에 앉는 기태,
기태를 말없이 보다가 웃음을 짓는 이든.
기태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이든 그러게-! 난 둘이 결혼까지 할 줄 알았는데.
기태 결혼? 말이야 쉽지. (한숨 쉬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니까 그걸 못 기다려서.
이든 그러게-! 연재 언니가 성격이 급한 감이 있어.
기태 평소에도 그래. 내가 뭐만 한다고 하면 태클이야.
일자리는 언제 구하냐, 차라리 알바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 평생 내 집에서 사는 거냐.
집 있다고 유세란 유세는 다 떤다니까?
이든 생각해 보니 내가 다 화가 난다. 너 거기서 어떻게 그렇게 버틴 거야?
나 같으면 하루도 못 버티고 나왔어.
기태 그래도 백수는 백수니까. 나도 노력 많이 하고 있었는데…….
기태, 맥주를 따서 원샷 한다.
이든, 그 모습을 황홀하게 본다.
이든 (기태의 목을 보며) 멋있어.
기태 응?
이든 멋있다고 너.
기태 뭐가?
이든 (당황하며) 그러니까 일자리 구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다 할 수 있을 거야.
난 네가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기태 역시 너 밖에 없다. 감동이다.
이든 나밖에 없다고?
기태 응, 우리 평생가자!
이든 평생……?
기태 우리 우정 평생 변치 말자고!
이든 아아…… 우정……. 좋지, 평생 가자.
기태, 아무 말이 없다.
이든, 슬쩍 기태의 옆으로 붙더니 어깨에 기댄다.
기태, 이든을 본다. 서로 얼굴이 가까워질 때 구역질을 하는 기태.
이든 (기태의 등을 두드려 주며 )술을 그렇게 마실 때부터 알아봤다. 잘 마시지도 못 하면서.
기태 (토하며) 연재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냐! 내가 잘할게! 내가 다시 잘할게!
이든 (등을 때리며) 가지가지 한다.
기태 그만, 그만 됐어. 아파. 너무 아파. 토 안 나와.
기태, 진정하며 고개를 푹 숙인다.
기태 (진정하며) 든아, 이렇게 갑자기 헤어지고 나니까 별게 다 생각이 난다.
이든 뭐가?
기태 생각해보니까 연재 걔 진짜 별로였어. 데이트 할 때 날 얼마나 무시한 줄 알아?
한번은 식당에서 밥 먹고 더치페이로 계산하자 그러니까, 날 한번 보더니 그냥 자 기가 다
내는 거야. 표정도 별로 안 좋고. 그래서 내가 왜 그러냐고, 나머지 반 준 다고 하니까, 없어
보인다는 거야. 나눠 내면 보기 안 좋대.
이든 그건 좀 아니다. 나눠 낼 수도 있는 거지. 난 무조건 나눠 내거든.
기태 그렇지? 무시당한 기분이 확 드는 거야.
이든 기태야, 그건 무시 당한거야. 당했네, 당했어.
기태 (흥분하며) 맞지? 내가 또 어이가 없어서. 작년 연재 생일 때 어땠는지 알아?
흥겨운 음악이 나온다.
기태의 회상이다.
이든은 기태의 회상을 지켜본다.
연재가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한다. 화장을 고치고 있다.
기태, 이든과 얘기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연재에게 다가간다.
연재, 기태가 보이자 성급히 화장품을 가방에 넣는다.
기태 춥지? 따듯하게 입지 왜 이렇게 입었어.
연재 괜찮아-! 네가 맛있는 거 사준다는데, 이 정도는 입어 줘야지.
기태 (당황하며) 응……. 그런데 연재야…….
연재 왜?
기태 그게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비싼 건 못 사주는데……. 알잖아 내가 지금…….
연재 별 걱정을 다하네. 난 그냥 너랑 같이 있는 생일이 좋은 거야.
기태 정말?
연재 응. 정말 다 좋아.
기태 (이든에게) 이때 내가 맛있는 거 사주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간 거였거든. 그런데 돈 이 없잖아.
백수니까. 이 나이 먹고 집에서 용돈까지 타고 있는데. 그런데 연재가 이렇게 말하니까
얼마나 사랑스러워. 그래서 결심했지. 이왕 가는 거 비싼 곳에 가 야겠다. 그래, 이런 여자를
싼 곳에 데려갈 수 없다.
이든 그래서 어딜 갔는데?
기태 (연재에게) 감동했어. 그래, 내가 오늘은 큰 맘 먹고 좋은 곳 데려간다! 가자!
기태, 연재, 앞을 본다.
이든 또한 둘과 같은 곳을 본다.
조명이 바뀌며 공간이 바뀐다.
이든 (사이) 김가네?
기태 (이든에게) 응, 김가네. 아니 이게 나한테 나름 큰 곳이야. 김밥천국 가려다가 김가 네로 간
거야. 거기서 김밥을 시킨 것도 아니야. 자그마치…….
연재 돌솥 비빔밥 하나 주세요.
기태 저는…… 김밥 한 줄 주세요.
기태, 연재를 보며 머쓱하게 웃는다.
연재, 표정이 굳는다.
기태 (이든에게) 이거 봐. 날 바라보는 이 눈빛. 이거 완전히 날 무시한 거라고.
이든 나 같으면 너 생각해서 김밥 한 줄 시켰을 걸? 연재 언니 눈치 너무 없다.
연재, 이든을 한 번 쏘아본다.
이든, 놀라 시선을 피한다.
기태와 연재, 벤치로 이동한다. 둘은 산책 중이다.
기태 (연재에게) 생일 축하해.
연재 응.
기태 (상자를 내밀며 )이거.
연재 뭐야?
기태 선물.
연재, 상자를 열면 머리핀이 있다. 매우 촌스럽다.
기태 어울릴 거 같아서.
연재 (무뚝뚝하게) 고마워.
이든 (혼잣말로) 표정이 왜 저래?
기태 왜 그래?
연재 뭐가?
기태 계속 기분 나빠 보이는데.
연재 아니야.
이든 기분 나쁘네 나빠.
기태 한번 해봐.
연재 집에 가서 해볼게.
이든 (혼잣말로) 마음에 안 들면 안 든다고 말하던가. 사준 기태는 뭐가 돼?
기태 왜, 어울리나 보게. 빨리 해봐.
연재 이따가.
기태 지금 잠깐 해보라니까.
연재 (소리치며) 이따가 집에 가서 한다고!
이든 어머, 저 언니 소리 친 거야? 대박.
연재 (이든에게) 쫑알쫑알 시끄러워 죽겠네!
이든 (기태에게) 응? 나?
기태 (이든에게) 응?
이든 (기태에게) 아냐. 이상한데.
기태 (연재와의 상황에 집중해서)아니, 왜 소릴 치고 그래? 화났어?
연재 아니야.
기태 선물이 마음에 안 들어? 그럼 줘. 다른 거로 바꿔다 줄게.
연재 (머리핀을 던지며) 아니라고! 됐어 그만해…….
연재, 운다.
기태, 연재를 멍하니 보다가 빠져나와 이든에게 다가간다.
기태 (이든에게) 갑자기 울었어. 왜? 도대체 왜?
음악이 사라진다.
이든, 잠시 생각하다가 모르겠다는 눈짓.
기태, 다시 연재 옆으로 간다.
기태 아니, 뭐가 마음에 안 들면 얘기를 하면 되잖아.
연재 너 먼저 들어가. 나 조금 걷다가 들어갈게.
기태 연재야.
연재 아무것도 아니야.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나봐. 혼자 있고 싶어.
연재, 벤치에 앉는다.
기태, 머리핀을 주워 들고 조용히 이든의 옆으로 온다.
기태의 회상이 끝났지만, 연재는 계속 벤치에 앉아 있다.
이든, 기태가 옆에 앉자 살며시 기댄다.
연재, 이든을 다시 쏘아본다. 이든,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기태 (머리핀을 보며)마음에 안 들면 안 든다고 하지, 이걸 던질 필요까지 있어?
이든 연재 언니가 히스테릭하긴 하잖아. 2년 전에 같이 만났을 때도 그랬고.
기태 네가 내 친한 친구라서 소개 시켜줬더니 그 난리를…… 그땐 정말 미안했다.
이든 괜찮아. 풀긴 잘 풀었잖아. 물론 그 언니가 아직도 날 싫어하긴 하지만…….
기태 너한테 질투하는 거 같아.
이든 질투?
기태 응, 내가 너랑 그렇고 그렇게 될까봐.
이든 (좋아서) 그렇고 그렇게?
기태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20년을 넘게 봤는데.
이든 그렇지……?
기태 (머리핀을 보며) 그런데 이거 정말 이상해?
이든 나름 귀여운데?
기태 그렇지?
기태, 이든에게 머리띠를 해 준다. 이든, 쑥스럽게 웃는다.
연재, 벤치에서 일어난다.
연재 그 머리띠를 걔가 왜 해?
기태 뭐?
연재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또?
기태 이게 뭘?
연재 내 선물인데 왜 다른 사람한테 해주냐고!
기태 (일어나며) 왜? 질투나?
연재 질투? 웃기고 있네. 이건 당연히 기분 나쁜 거야.
기태 네가 싫어했잖아.
연재 네가 쟤한테 하는 꼴을 봐봐. 어떤 여자 친구가 좋아하겠냐? 응?
기태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기태 퇴장.
한숨을 쉬는 연재. 머리핀을 받고 좋아하는 이든을 불러 세운다.
자세를 잡는 둘.
연재, 앞을 보고 손짓하면
음악이 나온다.
연재가 바라보는 회상이다.
연재 기태 친구 분이시라고?
이든 네, 기태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연재 성함이?
이든 이든이요. 어디서든, 어떻게든, 무엇이든 든든한 이든이요.
연재 아, 든든한 이든?
이든 네. 오연재 언니 맞죠?
연재 네. 그런데 언니?
이든 기태한테 연상이라고 들었는데. 제가 기태랑 친구니까 언니죠. 혹시 불편하신가요?
연재 아뇨. 괜찮아요.
이든 네, 언니. 오연재 씨, 이든 씨. 이런 거 보단 훨씬 친근하고 좋잖아요.
우리가 뭐 삼십대도 아니고 그렇죠? (사이) 아, 서른 둘 이죠?
연재, 억지로 웃는다. 이든, 같이 웃는다.
기태, 등장.
연재가 반갑게 인사한다.
이든, 기태를 보자 안긴다.
기태 (이든을 안고) 오래 기다렸지?
이든 아니야-! 너 못 본 사이에 멋있어졌다?
기태 한 달 만인데 뭐.
이든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멋있어진 건 멋있어 진거지!
기태 미국 여행은 어땠어?
이든 very tired 했지. 겨우 한 달인데 영어가 입에 뱄어. 일 년 갔다 오면 한글 까먹겠 다.
연재 (혼잣말로) 지랄.
이든 what?
연재 (웃으며) 아뇨.
기태 (연재에게) 서로 인사는 했고?
연재 응, 방금 인사…….
이든 했지-! 연재 언니랑 완전 친해졌어. so cold! 얼른 밥 먹으러 들어가자.
기태와 이든 먼저 무대 뒤로 퇴장하면 연재가 뒤따라간다.
음악 꺼진다.
조명 바뀌면
식당이다.
무대 오른편으로 기태, 이든 연재, 등장.
소파에 앉아 기태와 이든을 보는 연재.
둘은 너무 붙어있다.
기태 뭐 먹을래?
연재 난 아무거나.
기태 아무거나 뭐?
연재 (이 악물고) 그냥 아무거나.
이든 나는…….
기태 든이는 오므라이스.
이든 올, that's right!
기태 당연하지. 그리고 여기다가 오이 빼서. 맞지?
이든 역시 우리 기태. exactly!
연재 어머, 둘이 많이 친한가 보다. 모르는 게 없네?
이든 그럼요, 불알친구에요, (강조해서 )불알친구.
기태 우리 처음 봤을 때가 언제였지?
이든 너무 어릴 때라 기억도 안 나. 네가 나 좋다고 따라 다녔잖아.
기태 고 3때 까지 그랬었지. 그땐 네가 예뻐 보였나 봐.
이든 지금은?
기태 지금도 나쁘지 않지? (연재에게)이든이 정도면 예쁘지 않나?
연재 (참으며) 그럼요. 예쁘죠, 미친 듯이 예뻐요.
기태 자기도 오므라이스 먹을래?
연재 아니, 난 돈까스.
기태 그래, 나 주문 좀 하고 잠깐 화장실 좀.
이든 빨리 와-!
기태 퇴장.
이든, 손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
음악이 다시 흘러나온다.
연재 굳이 고칠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든 그래도 고쳐야죠. 기태한테 예의가 아닌데.
연재 아, 그래요?
이든 (연재 얼굴을 뚫어지게 보더니) 언니도 화장 다시 해야겠다. 다 뜨고 난리 났어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연재 네?
이든 원래 나이가 들고 그러면 화장이 잘 안 받고 그런데요. 저는 아직 어려서.
연재 다섯 살 차이 밖에 안 나는데.
이든 아휴,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5년이면 강이나 산 둘 중 하나는 바뀌는 시간 이에요, 언니.
연재 아, 뭐 그렇기도 하겠네요.
이든 기태랑 만난 지 좀 됐다면서요?
연재 네. 3년 정도?
이든 왜 이제야 소개시켜 줬는지 몰라. 기태가 언니를 창피했나봐.
(웃으며) 장난이에요 장난. 언니 칭찬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연재 고맙네요.
이든 기태 음식 시켰나? 안 시킨 거 같은데.
연재 돈가스 하나 더 주문하죠 뭐.
이든 기태 돈가스보다 치킨가스 좋아해요. 치킨가스로 하시죠.
연재 정말 친하신가보다. 정말 다 아네요?
이든 그럼요. 기태가 저 좋아했다니까요? 어릴 때부터 매일 졸졸 따라다니고, 오지 말라 고 해도 계속
쫓아오고.
연재 알겠으니까 그만 말씀하세요.
이든 들어봐요 언니. 이거 재미있다니까? 다 커서도 같은 대학 가자고 좋다고 졸졸 쫓아 오고.
(신나서)어떻게든 손 한 번 잡아 보려고, 어떻게든 팔짱 한 번 껴보려고, 어 떻게든…….
이든, 입술을 내밀고 키스하는 하는 척을 한다.
연재 (기겁하며) 그만 하라는 말 못 들었어요?
이든 네? 왜 그래요 언니?
연재 나 참, 언니라는 말이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긴 처음이네.
이든 말이 심하시다 언니.
연재 언니라고 하지 말라고.
이든 그럼 뭐라고 해요?
연재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알겠죠?
주눅드는 이든.
기태 등장.
기태 (이든에게) 음식 아직 안 나왔어?
이든 …….
연재 아직.
기태 얘기는 좀 했고?
이든 …….
연재 조금?
기태 분위기 왜이래? (이든에게) 우리 이든이 표정은 왜 그래?
이든 (울먹이며) 말하지 말래서…… 나한테 소리치고…….
이든, 운다.
연재, 멍하니 이든을 본다.
기태 든아, 왜 그래? (연재에게) 뭐라고 했어?
연재 아니, 저 정도 일이 아니었는데?
기태 든이 안 그래도 마음 약한데. 조심 좀 하지.
연재 뭐?
기태 (이든에게) 괜찮아, 괜찮아. 내가 혼내줬어.
연재 야, 너 뭐라고 했냐?
기태 뭐가?
연재 넌 지금 이 상황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기태 넌 또 뭐가 문젠데? (이든에게)잠깐만 있어. (연재를 끌고 나오며)화났어?
연재 화났어? 지금 나한테 물은 거야?
기태 그럼 너한테 묻지 누구한테 물어?
연재 아주 그냥 이든인지 뭐든 인지 간에 서로 안고 물고 빨던데?
기태 그게 무슨 말이야? 쟤는 그냥 친구야 친구.
연재 서로 모르는 게 없던데?
기태 연재야, 애도 아니고 뭐야 이게.
연재 연재야? 다섯 살 이나 많은데 누나라고 불러 아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이든, 울음을 그치고 다가오더니 연재에게 고개를 숙인다.
이든 제가 초면에 실수를 한 것 같아요.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해 주세요.
(또박또박) 오연재 씨.
연재, 이든의 머리채를 잡는다.
이든, 연재의 머리채를 잡으려고 하지만 힘이 없다.
기태 (둘을 말리며) 그만해 둘 다 진짜!
연재 (이든을 내팽개치며) 이게 사과야? 응? (이든에게 )이봐요, 이든인지 든든인지 뭐든 씨, 앞으로
내 눈에 띄지 마세요. 정말 든든하게 패버릴라니까.
연재 흥분해서 퇴장.
음악 꺼진다. 연재의 회상이 끝났다. 이든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다시 들어오는 연재.
연재 아, 나 놓고 간 게 있어서…….
연재, 이든의 머리를 한 번 더 때리고 퇴장한다.
기태, 연재가 가는 것을 보고 자리로 돌아온다.
이든, 분에 못 이겨 연재가 가는 곳을 계속 보면서 욕을 하고 있다.
이든 나 방금 내 기억보다 한 대 더 맞은 것 같은데?
기태 방금?
이든 아니야. (울먹이며) 나 그 때 너무 서러웠어.
기태 서럽지 그럼! (한숨 쉬며) 나쁜 년이야 정말.
이든, 기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기태, 이든의 머리 위에 머리를 댄다.
기태 든아, 너랑 사귀면 어땠을까?
이든 (기대하며) 뭐?
기태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만약 친구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이든 (사이)기태야.
기태 왜?
이든 연재 언니 아직도 좋아해?
기태 아니, 다 잊었어.
이든 기태야, 그럼 우리…….
기태 (울먹이며) 아니다,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아직은 마음이 있나봐.
이든 (아쉬워서) 그렇구나.
기태 (맥주 캔을 정리하며) 찜질방이나 가야겠다.
이든 친구들 집에 안 가고?
기태 다들 안 된대.
이든 기태야, 그럼 혹시…… 우리 집에서 잘래? 아니, 정 잘 곳이 없으면 말이야.
찜질방 보다 훨씬 낫잖아.
기태 에이, 어떻게 여자애 집을 가냐. 그것도 혼자 사는 집을.
이든 (버럭) 기태야!
기태 으, 응?
이든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겠어? 너 설마 그런 생각 하는 거야? 웃긴다, 너?
기태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우리 2차나 갈까?
이든 2차? 어디? 호프집? 포차? (음흉하게) 어머, 설마…… 나 그렇게 쉽지 않은데…….
기태 아니, 어떤 또라이의 추억이 담긴 곳이야.
이든 뭔 소리야?
기태 은근히 분위기도 있고, 조용하고…….
이든 조용한 곳……?
기태 응, 그냥 생각나서. 갑자기 가고 싶다.
이든 그럼 가자. 네가 좋다고 하는 곳이라면 이유가 있겠지.
기태, 이든 서로 본다.
과자봉지와 맥주 캔을 나눠 담는다.
이든 (동시에)가자!
기태 (동시에)가자!
둘은 무대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눠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