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내부는 분열되다 3

초인플레이션, 사람들은 경제에 신뢰를 잃고 히틀러는 기회를 가지다

by 꿈많은 미소년

그러나 훨씬 더 중요한 어떤 것이 파괴되어 버렸다. 바로 독일 사회의 경제 구조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러한 한 사회의 표준과 관행들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어 버린 것이다.


바로 그 전까지 사람들은 믿음을 가지고 저축과 투자를 하도록 장려되었으며 그 저축과 투자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엄숙하게 약속하였는데, 그것이 디폴트이다라고 하는 한 마디로 지불을 거부했던 것이다. 이건 선량하고 정직한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사기가 아닌가? 그리고 지금의 저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것이 적에 대해서 항복을 하고, 배상금의 지불이라는 부담을 수락하지 않았던가? 이제 이 재앙에 대해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공화국의 생존과 존속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이제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인플레이션은 순전히 예산을 재조정함으로써 멈추어질 수 있었다. - 어렵기는 하지만 뛰어난 솜씨라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적절한 과세제도로 이것을 성취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새 정부는 감히 적절하게 세금을 거둘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전쟁의 비용 - 1,640 억 마르크인 - 은 심지어 직접적인 조세로는 부분적으로라도 지불되어질 수가 없었다. 따라서 전쟁비용 가운데 930억은 전쟁 채권으로, 290억은 재무성 채권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지폐의 발행을 늘리는 방식이 되어 버렸다.


지불할 수 있는 담세자들에게 극적으로 세금을 올리는 것 대신에, 공화 정부는 1921년에 이들에게 부과한 세금을 실제로 줄여 버렸던 것이다.


그때 이래로 대 산업가들과 대 지주들이 계속 못 살게 굴었는데, 이들은 국민 대중들이 재정적으로 황폐화되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상황에서 이득을 얻으면서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행패 때문에 정부는 의도적으로 공공 채무에서 국가를 해방시키기 위해 마르크화의 가치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도록 용인했다. 또한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루르 지방에서 프랑스군에게 사보타지를 하기 위한 목적들도 있었다. 게다가 통화 가치의 파멸은 독일 중공업이 가치 없는 마르크로 자신의 채권을 증발시켜버림으로써 채무를 청산하고 빚이 없는 상태로 기업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둘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참모본부는 자신들의 행위를 불법적으로 볼 평화 조약의 조항들을 회피하기 위해서 "트루페남트" (부대의 사무소) 로 가장해서 마르크 화의 가치 폭락이 전쟁 부채를 소멸히키고 그래서 독일이 새로운 전쟁에 대비해서 재정적으로 방해가 되는 것이 없어진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국민 대중들은 산업계의 제왕들과 군대와 국가가 통화의 황폐화로부터 얼마나 많이 이익을 얻고 있었는지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은행 계좌에서 평생 먹지 않고 입지 않고 모은 저축을 모두 인출해 봐야 제멋대로 자란 당근 한 묶음이나 감자 반 상자, 몇 온스 밖에 안되는 설탕이나 일 파운드의 밀가루조차 살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개인으로서는 자신들이 파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배고픔이 찾아와서 자신들을 갉아 먹고 물어 뜯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경험은 이제 매일 겪는 것이 될 것이었다. 이렇게 국민들이 비참하고 희망이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되면서 점점 공화국이 이 모든 일들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국민들로서는 자신들에게 일어난 모든 일의 책임은 이미 마음 속에서 공화국의 탓이라고 결정되어져 있었다.



이런 시기는 아돌프 히틀러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보내준 기회라고 할 수밖에 없는, 말 그대로 천우신조였다.


keyword
이전 09화독일의 내부는 분열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