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멘꼬 따찌아나 빅토르브나

by 김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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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멘꼬 따찌아나 빅토르브나

사십을 갓 넘긴 따찌아나씨는 러시아인이다. 몸은 커 보이지만 뭔가 모를 연약함이 그녀를 감싸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표정만은 늘 밝고 항상 태도가 단정했다. 그녀가 교회를 다닌 지 일 년이 지나서야 나는 그녀가 교회에 있음을 알았다. 어느 날 그녀가 예배시간에 간증을 했고 그 후 선교 훈련원 합숙 생활을 지원한 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상담했는데 난 또 한 번 나의 가슴은 얼어붙은 겨울 강바닥에 주저앉은 것처럼 며칠을 떨어야 했다.

그녀는 노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가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살 때에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었다고 했다. 생활도 그런대로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외출을 했던 어느 날 집에 들이닥친 강도가 혼자 있던 남편을 창문을 통해 5층 아래로 던져 버리고 그들의 재산을 다 훔쳐 가버렸다. 그녀의 남편은 그렇게 억지로 떠밀려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 이십 대 중반에 있었고 그녀의 어린 아들은 세 살이었다. 그로 인한 충격에 그녀는 심한 정신적인 질환에 빠지게 되어 정신 질환 2등급으로 분류되어 국가의 보살핌을 받게 되었다. 그 후 성장한 하나밖에 없는 그의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혀 3년형을 언도받고 복역 중이라 했다. 그 슬픔과 괴로움을 이겨보고자 열심히 정교회를 찾았지만 그러기에는 그녀의 고통이 너무 큰 것이었다. 그러던 중 그녀의 집 부근에서 시작된 우리 베다니 새 생명 교회를 알게 되어 복음을 접했다. 그녀는 복음을 통해 자신의 병을 치유받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녀의 삶은 기쁨 그 자체가 되었다. 자신이 다니던 병원의 의사가 이젠 병원에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신 그녀는 자주 그 병원엘 가서 복음을 전하였다. 그 후 그녀는 선교 훈련원 ‘월드 비전 하우스’의 새 가족이 되었다.

그녀의 비전은 어린이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하면서 그가 복음을 알았더라면 지금 감옥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라며 어린이 선교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베다니 교회 어린이들을 맡고부터 어린이 주일 학교가 많이 부흥을 했다. 주일학교 교사 양성을 위한 계절학교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졸업장을 받던 날엔 그렇게도 기뻐했다. 틈 날 때마다 기차로 하룻길에 있는 아들이 있는 감옥으로 가서 그에게 복음을 전하곤 했다. 그녀는 항상 기쁨과 소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감옥에 있는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아들이 잘못하여 처벌 중이라 독방에 있어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을 때에도 그녀는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우리 모두의 공동생활은 그녀가 있어 더욱 분위기가 밝았다. 그런데 기다리지 않았던 가슴 아픈 일이 내게로 다가오고 말았다. 내 개인적인 일로 선교지를 비운 사이 그녀는 다른 한국 선교사님을 만나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집에서 멀리 있는 그 선교사님이 섬기는 교회에 까지 주일 학생들을 데리고 예배에 다닌다는 말을 누군가가 전해주었다. 그녀가 있던 큰 자리가 커다란 공백으로 남아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 후 그녀는 다시 나를 찾아왔었다. 그곳에서의 일들이 어렵다고 했다.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그녀를 향한 나의 보복심도 그 어떤 자존심도 아니었다. 그냥 내 속이 텅 비어 말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그를 데리고 갔던 그 선교사님을 용서하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뭔가 내 마음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슬프게도 그것이 그녀와 나의 끝이 되고 말았다. 내 부족함이 빚은 슬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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