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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영 Sep 14. 2022

1년 6개월의 길고 긴 영화 칼럼 연재가 끝났다

'어떤 감독의 두 번째 시선'


1 6개월의 길고  영화 칼럼 연재가 끝났다. 더없이  시간이었다. 연재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생각을 정돈된 글로 피력해   없었던 내가 마흔 개의 리뷰를 무사히 써낼  있었던  순전히 박소영(나의 언니)  두드림 덕분이다.


엎친 데 덮쳐 코로나 영향으로 극장은 일찍 문을 닫았고, 개봉하는 영화들은 가뭄에 나는 콩보다도 수가 적었다. 그 안에서 얘기할 거리가 있는 영화를 찾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힘든 시기에 개봉해 주신 감독님들의 은혜를 신랄한 비판으로 갚았다.(는 뒤늦은 후회...)


어떤 리뷰엔 나 개인에 대한 비난이 따르기도 했지만('니가 찍은 영화 한 번 보고 싶다'가 제일 무서운 댓글이었고...), 시사 주간지라는 매체 특성 탓인지 대부분은 이런식으로(만) 읽혔다. '조선이 뭐 그렇다'는 둥, '역시 조선'이라는 둥.


두둔할 마음은 없지만, 연재를 마치면 이 얘긴 꼭 하고 싶었다. 가끔은 매체의 색(?)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나의 리뷰에도 편집장님은 단 한 마디 얹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 일년 반 동안 편집장님으로부터 받은 몇 통의 메시지는 '분량이 조금 길어서 줄여야 할 것 같다'거나, '이번 주는 단독이 많아 리뷰가 다음 호에 실릴 것 같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영화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결심이 서면서부터 아이러니하게도 관객으로서의 나는 영화와 많이 멀어진 상태였다. 윤리적인 부분을 너무 쉽게 간과해 버리는 영화들에 실망이 컸고, 그렇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게 내 목표였으니까. 연재를 시작하면서 창작 활동을 잠시 미뤄둬야 했는데, 결과적으론 내가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들의 일부는 매체의 힘을 얻어 더 크게 발화할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관람하는 즐거움도 되찾았고. 문제는 이제 뭘 하든 내가 쓴 리뷰가 나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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