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위인전, 평전

- 자유를 위한 머나먼 여정

by 하늬바람

(내맘대로 문학기행)

- 자서전, 위인전, 평전



오늘이 한글날이라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본명이 ‘이도’인 세종대왕을 떠올립니다. 올해는 한글날로 인해 추석과 연결된 긴 연휴가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며칠째 라이딩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치 좋은 곳에 가끔 멈춰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합니다.

세종대왕님 덕분에 여가도 생기고, 이렇게 한글로 글도 맘껏 쓸 수 있으니 용비어천가를 읊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전하! 어찌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오랑캐가 되려 하십니까?”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것은 국왕이 할 일이니 내 앞 길을 막지 마세요!”


사대주의적 관점에 서있던 신하들의 반대에도 한글을 창제한 업적은 반만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요즘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이라 한글이 더 빛납니다. 문화강국의 힘의 원천이 한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한글창제과정을 다룬 역사 팩션소설 ‘뿌리 깊은 나무’는 한번 꼭 읽어봐야 될 책입니다. 상상이 많이 가미되긴 했지만 역사를 문학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오게 한 역할은 세종대왕도 원하셨을. 것 같습니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한글 때문에 떠오른 위인전, 자서전, 평전 이런 장르의 책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위인전, 평전, 자서전 이런 종류의 책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릅니다.


위인전은 주로 교육용, 계몽적인 목적의 책이다 보니 인물에 대한 미화가 많이 들어갑니다. 주로 좋은 이야기, 영웅담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교훈적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위인전의 가장 앞자리에 나올 분이 됩니다.


자서전은 그림으로 보면 자화상과 같습니다. 주로 유명인이 자신의 삶을 돌이키며 쓰는 글입니다. 본인은 구술만 하고 전문 작가들이 대신 정리해도 자서전이라 부릅니다. 자서전은 평전까지 이야기하고 뒤에서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평전은 최대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시대적 인물의 삶을 조영하는 글입니다.

과장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작가가 개입하지 않고 사실위주로만 서술하다 보니 건조하지만, 반대로 독자가 주체적으로 판단할 영역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평전 중에서는 ‘전태일 평전’을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저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책이 가진 영향력이 어디까지인지, 평전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생각하게 하고,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불꽃같은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고 조영래 변호사님이 쓰셨는데, 조영래 님이 너무 빨리 유명을 달리하시는 바람에 그분 평전도 몇 년 전 나왔는데 논란이 좀 있었습니다.

유명한 평전으로는 체게바라 평전, 스티브잡스 전기(실제 평전), 최근에는 잡스책 형식으로 쓰인 ‘일론 머스크 전기’ 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유홍준 님이 쓰신 추사 김정희 평전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도 떠오릅니다. 그 책의 서두에서 ‘인문학 공부의 최종 목적으로 평전을 꼽는다’는 글이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위인전이나 자서전보다 평전으로 보는 게 독자로서는 한 인물에 대해 편견 없이 자기 판단만으로 가장 깊이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자서전이 주인공이라 평전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자서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세종대왕은 국왕으로서 많은 책을 편찬하셨지만 바쁘신지라 자서전은 쓰지 못하셨습니다. 당시 시대상 당연한 것이고, 대신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역사서가 평전처럼 남아있으니 이로서 충분히 업적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순신장군과 김구 선생님은 부지런히 일기를 쓰셔서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난중일기와 백범일지를 자서전격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인들은 기록을 잘하고 일기를 잘 쓰시는 건지, 우리가 그분들의 기록물만 잘 보관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엔 아무래도 전자가 더 맞을 듯합니다.

이 글의 제목이 ‘내맘대로 문학기행’이다 보니 자서전이나 일기가 문학인지에 대해 잠깐 생각해 봅니다. 답부터 말하자면 자서전이나 일기는 자신의 생각을 담은 수필이나 에세이 형식이니 당연히 문학이 맞습니다.

그래서 윈스턴 처칠의 자서전인 ‘제2차 세계대전’ 은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밥 딜런의 노래는 그의 시적 표현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니 문학의 범위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모든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자서전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읽은 자서전 중에서는 만델라의 자서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은 1994년에 나온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이라는 책이 가장 유명하고, 2013년 만델라 작고 후 그의 유명세로 나온 ‘나 자신과의 대화’는 자서전을 보충하는 기록물, 편지등이 엮인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은 두껍고 비싸기만 해서 개인적으로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만델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918년에 태어나서 2013년에 돌아가셨으니 95년이라는 나이만큼이나 험난한 여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에 붙은 수식어는 최장기간 27년의 감옥생활, 그 이후 73세의 나이로 자유의 몸이 된 만델라가 용서와 화해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사에서 이 정도의 인물을 만나기는 싶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는 환경은 그 사람의 여정을 지배하듯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특수성이 그를 그 머나먼 여정의 길을 걷게 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만델라는 그 역사의 흐름에 자신의 삶을 던지고 시대적 사명과 자신의 민족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살았던 위대한 인물입니다.

그의 자서전을 읽다 보면 연설과 대화, 편지 속에 녹아있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게 됩니다. 마치 동네 할아버지인 것도 같고 성인이 된 것도 같은 그의 밝은 얼굴에서도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그가 아직 과거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이루려고 했던 가치들, 그가 투쟁하고 저항했던 반인류적 체제와 권력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서없이 떠오르는 자서전으로 벤자민 플랭클린, 리처드 파인만, 히로나카 헤이스케, 김대중 자서전과 김영삼 회고록 등등이 떠오릅니다.

한분 한분 거론하기도 너무 크나큰 분들이고 한 분마다 쓸 이야기도 많은데, 너무 길어지니 나중에 다시 미약하나마 제 느낌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전도 그렇고요.


자화상은 본인이 그린 본인 모습을 보게 해 준다면, 자서전은 그분들 본인 스스로의 생각과 삶을 대해온 자세를 볼 수 있고 당 시대에 그들의 선택과 역할을 그분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자서전을 읽으면서 소설, 인문학과는 또 다른 책의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글날 세종대왕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위인전, 평전, 자서전을 거쳐 여기까지 와버렸습니다. 이렇게 정리되지 못한 글이라도 쉽게 쓰게 해 준 한글과 세종대왕님께 고마움을 표하며 마무리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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