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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두 May 08. 2024

당신은 내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시)

어버이날, 그 날이 떠오르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벼락같이 쏟아지는 당신의 발길질에
속수무책으로 짓눌려만 가던 아이는 고작 6살이었다.

처절하게 울부던 그 아이의 비명은
육신의 고통때문이 아니었다.

방문을 걸어 잠가 공포에 떨어야만 했던 것도
육신의 고통때문이 아니었다.

시체가 되어 노란 장판에 파묻혔을 때
당신은 갈기갈기 찢어진 학습지와 테이프만을 던졌을 뿐이다.

손을 벌벌 떨어 커터키에 손이 베여도
더 이상 울 수 없었다.

헐떡임에 물을 목 넘길 수 없어
더 이상 울 수 없었다.

당신은 내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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