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를 읽고
“짧은 글 우습다고 쉽사리 덤볐다가
편두통 위장장애 골고루 앓았다네
짧았던 사랑일수록 치열하게 다퉜거늘“
이기호 작가의 말이다. 짧은 소설을 묶은 책이니까 시조 형식으로 작가의 말을 남겼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는 ‘웃음과 눈물의 특별한 절묘함 특별한 짧은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252쪽에 40편의 소설이 실렸으니 짧기는 짧다. SNS 중독,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는 고층아파트 배달원, 층간 소음, 취준생,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만난 자살 시도자, 아이돌 덕후 등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죽도록 애썼는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에 피식피식 웃다가 어느새 훌쩍훌쩍 눈물을 찔끔거렸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짧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소설을 묶은 책을 읽은 독자로서 나도 시조 형식으로 감상문을 남겨 본다. 쓰고 보니 시조 형식은 아니네 그려.
“웃다가 울다가 똥구멍에 털 날까 봐
웃음도 울음도 참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아무렇지만 아무렇지 않은
내 사는 모습과 똑 닮아서 웃지도 울 수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