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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나무 Apr 02. 2023

엄마의 시간은 짧아져 가고  엄마는 소중해진다.

에필로그

대추차를 사이에 두고 엄마와 함께 합니다.

용서라는 말 대신 엄마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릴 때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얹어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봅니다.


마흔다섯 살의 남동생은 엄마 손을 잘도 잡았다. 걷기만 하면 어느 사이엔가 엄마 손을 잡고 있고 앉아 있을 땐 엄마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난 이해가 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짜증이 났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그렇게도 좋은가?'


그런데 이제 알 것 같다. 늙어가고 약해져 가는 엄마에 대한 연민이었다는 것을. 그동안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엄마와의 쌓인 감정을 해결하고 나니 있는 그대로의 엄마가 보인다. 주름도 보이고  세월도 보이고 그리움도 보이고 두려움도 보인다.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도 보여 더듬더듬 엄마의 손을 잡았다. 내 손보다 두배로 굵은 손마디와 투박한 손등에서 엄마의 지나간 세월의 고단함이 전해진다.

"우리 엄마 참 열심히 살았네~사랑해!"

엄마가 나와 눈을 맞춘다. 세월을 품은 눈 안에 눈물이 고인다.

"고맙다."

나도 엄마를 따라 눈물이 맺힌다. 괜히 하늘을 본다. 갈매기 한 마리가 햇살을 받으며 자유롭게 날고 있다.


엄마와의 관계가 편안해지니 편안함과 여유가 찾아옵니다.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확인하니 내가 소중해집니다. 이제야 비로소 나로 살아가게 됩니다. 엄마와의 관계가 편안해지니 엄마의 시간이 보입니다. 엄마의 시간은 짧아져가고 엄마는 소중해집니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 동행해 주신 나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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