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나무 Apr 02. 2023

나를 찾으니 내가 소중해집니다.

이제는 나로 살아갑니다.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엄마가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내가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그리고 그 마음을 스스로 보듬어 주세요. 그러면 엄마에 대한 서운함, 분노, 억울함 등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 사랑받았던 작은 추억이 떠오릅니다. 누구는 '야'가 아닌 이름을 불러줄 때 사랑을 느끼고 누구는 김밥 한 줄에서 사랑을 느끼고 누구는 길 건널 때 좌우를 살피며 손 잡고 건너주는 모습에서 사랑을 발견합니다.


그 발견된 사랑은 우리를 소중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고 내가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원동력이 되며 단절되었던 엄마와 또는 누군가와 연결되게 하는 디딤돌이 됩니다. 마음을 보듬으면 내가 소중해집니다.


내가 나를 보듬었습니다.


 1살 나무야(나무는 저의 애칭입니다.)
 너는 지금 두려울 거야  엄마가  너를 낳기로 선택하지 않고 반기지 않을까 봐, 그래서 숨죽이며 웅크리고  엄마의 선택만을 기다리면서 불안해하고 있구나.
 그 패턴이 어른이 되기까지 불안이 올라올 때면 안절부절못하며 숨는 너, 타인에게 선택권을 줘버린 너로 살게 했구나.
 
 영유아  나무야
 엄마는 너를 선택했고 세상에 태어났단다. 축하해!!
 그런데 넌 여전히 엄마가 힘들어하면  너를 선택하지 않을까 봐, 너를 놓고 사라질까 봐 웅크리고 안절부절못하며 눈치만 보고 있구나.
 그 모습을, 사느라 바빴던 엄마는 착하다고 말해줬고
 너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엄마의 착하다는 한마디를 듣고자 엄마가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느라 급급했구나.
 
 학생 나무야
 여전히  너는 착하다는 말을 듣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아빠 친구 선생님 등 더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
 그들이 슬프거나 화나거나 불편한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너는 안절부절 불안해하며 도망치기 바빴구나. 그들이 너를 사랑하지 않고 버림받을 까봐
 
 직장인 나무야
 너는 이제  오롯이 너 혼자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며 경제적 독립을 하기 위해 직장인이 되었구나. 살기 위해, 아니 그냥  돈이 필요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일했구나.
그런데 변하지 않는 거 하나
 힘들거나 불안이 올라올 때면 타인에게 맞춰주다가  쿨한 척  괜찮은 척하며 웃다가, 타인에게 선택권을 줘버리고  0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구나.
 
 엄마 나무야
 내 아이는 나처럼 힘들게 살지 않았으면 해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며 책도 보고 강의도 들으며 노력하는데, 더 완벽하기를 기대하며 더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하는데, 잘하다가도 힘들거나 불안이 올라오면 모르는 척 숨어버리거나,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하소연하며 내 힘듦을, 불안을 떠넘기며 "너도 숨죽이고 타인이 원하는 대로  살라"고 강요를 하고 있더구나.
 물론 아들은 "NO!!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중년의 나무야
 니 인생을 쭉~~ 돌아보며 알아차린 거 한 가지
 너는 사랑받지 못한  게 아니라 늘  사랑을 받았는데  몰랐다는 거야.
 엄마로부터 너는 지켜졌고  
 힘들 때마다 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 가족, 친구라는 안전지대가 있더라. 그러니 힘들고 불안할 땐 그들을 생각해. 그리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어깨 쫙 펴고 살아.
 넌 사랑받기에 충분하고  적어도 안전지대 사람들은 널 좋아하고 지켜줄 거고 세상은  살아 볼만하단다.  그냥 살아~ 살아볼 만해. 너는 너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해.


온 마음을 다해 보듬어 주세요.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자라 나로 살도록 뿌리를 내릴 거예요. 나를 만나니 내가 소중해집니다. 더 사랑스러워집니다.


이전 18화 피해도 도망쳐도 정상! 이대로도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