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점점 검게 물들어 가는 마음

"말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아요."

by 한아름


"말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아요.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스며들어
천천히 나를 무너뜨려요."


감정을 숨긴 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고양이 마음 안에 무언가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했어요.


“이 정도쯤은 참을 수 있어.”
“이런 건 말 안 해도 괜찮아.”
“나만 예민한 건가… 그냥 넘기자.”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고양이는 점점 더 자신의 마음을 눌렀고,
어느새 ‘참는 나’가
진짜 나! 진짜 고양이가 되어버렸어요.


고양이는 눈치를 잘 봐요.
누군가의 표정, 말투, 분위기…
늘 먼저 살피고 조심했어요.


“지금 저 사람은 기분이 어떤가?”
“혹시 내가 불편하게 했나?”
“지금 말하면 분위기를 망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살다 보니
고양이 자신보다 다른 고양이의 마음을 더 잘 읽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게
착한 일처럼 느껴지고, 그 선택이 맞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 고양이가 말했어요.
“요즘 힘들어 보이는데?”
고양이는 반사적으로 웃으며 말했어요.
“내가? 아니야, 나 괜찮아~”

괜찮은 척을 더 열심히 했어요.


‘나를 왜 그렇게 볼까?’ 생각하면서,

더 크게 웃고, 더 착해지려고 애썼어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익숙했지만,
정작 고양이 자신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걸 잊게 되었던 거예요.


고양이는 자신이 지금 어떤 감정인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는 날들이
늘어났어요.


입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무거운 돌처럼 가라앉고 있었어요.


그럴수록
고양이는 더 밝게, 더 힘내려고 애썼어요.
그래야 자신이 괜찮은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쌓이면서
몸이 점점 더 무거워졌어요.


그땐 그냥 피곤한 줄 알았어요.
잠만 좀 더 자면 나아질 줄 알았죠.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거울 앞에 섰다가
고양이는 깜짝 놀랐어요.


하얗던 고양이의 털 끝이
까맣게 번져 있었어요.


고양이는 한참을 멍하니 거울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어요.


“지금… 내 마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하지만 고양이는
후다닥 고개를 돌리고
다시 웃어버렸어요.


우는 자신을
외면하고 싶었어요.
그 감정을 들여다보는 게,
왠지 더 아플 것 같았거든요.


친구들은 여전히 웃으며 말했어요.


“넌 잘하고 있어.”
“항상 밝아서 보기 좋아.”
“넌 유능해.”


그 말들이 싫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예전처럼 행복하지도 않았어요.

듣는 순간은 행복한데

마음에 닿기 전에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요.

유효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고양이는 알게 되었어요.

다른 고양이들에게

그 말을 들으려 할수록

점점 더
자신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었다는 것을요.



혹시,
당신도 그런 적 있나요?


누구보다 남의 기분은 잘 맞춰주면서
정작 자기 마음은
어떻게 보는 건지
잊고 있었던 날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마음도
잠시 거울 앞에 세워보면 어떨까요?


"지금, 내 마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참는 마음은,
결국 내 마음을 야금야금 검게 물들입니다.”


일요일에 만나요



검은 고양이와 연노랑 나비는
들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마음에게
처음으로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는
출간을 준비 중인 감정치유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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