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 동안 미국에서 삶에 대한 많은 고찰이 있었다. 벌이가 생기고 삶이 안정될 무렵 주변 사람들은 기회가 있을 때 영주권을 따라고 권유했다.
나는 고민을 시작했다. 영주권 때문에 계속 일을 하면 나의 커리어는 점점 이쪽 분야로 쌓일 것이 분명했고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아니었다.
차라리 카페에서 손님들과 이야기하며 바리스타로 일하는 게 훨씬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이었다.
나는 한국에 들어오면 다시 나가고 싶을 것이 분명했지만 돌아와야 했다.
시간들을 하나씩 정리한다.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에서 보낸 시간
너무 힘들어 음악을 다신 안 하겠다고 사람에 대한 증오와 불만으로 가득 찼던 시간
나는 무얼 하며 살아야 할까 고민했던 시간
새롭게 패션을 공부하며 세상에 눈을 뜬 시간
다시 외국에 가고 싶어 미국에 가서 열심히 일하며 나에게 스스로 질문한 시간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며 순례길을 걷는 시간
내가 상상했던 20대와는 아주 다른 길이다.
내가 계획한 계획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그 과정을 사랑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나는 순례길을 선택했다.
순례길을 알게 된 건 한 강의에서 시작되었다. 프레젠테이션 배경으로 사용된 사진이 바로 순례길의 어느 한 부분이었다.
청량한 높은 하늘에, 넓은 밭이 있고 그 뒤로는 아주 예쁜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사진의 배경을 강사님께서 설명해 주셨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난 저길 언젠가 걸어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누군가 그랬다.
순례길은 돈, 건강, 시간 이 세 박자가 다 갖춰져야 오는 거라고,
돈은 미국에서 일하며 모아놓은 것이 있었고, 체력은 살면서 좋다는 소리를 꽤 들었다. 그리고 일을 그만두고 남아있는 것 중에 제일 많은 게 시간이다.
나는 이때다 하고 그렇게 LA에서 파리행 티켓을 끊었다.
나의 캘리 안녕,
언젠가 또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