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지 않은 하루

산티아고순례길. 나헤라 - 산토도밍고 20.8km

by 실버레인 SILVERRAIN

소음 때문에 밤새 뒤척이다 아침에 일찍 깼다.

덕분에 일찍 샌드위치를 씨고 나갈 준비를 한다.

바게트 반쪽에

치즈 두 장, 하몽 두 장 올리면 간단한 샌드위치 완성

너무 간단하고 심심한 맛일 것 같지만 두세 시간 걷고 중간에 먹는 샌드위치는 매일 꿀맛이다.

알베르게 문을 열자마자 냄새와 함께 노상방뇨를 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눈살이 확 찌푸려졌다.

그리고 골목을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이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새벽에 잠을 못 잔 이유를 찾았다.

유리병으로 창문이 깨지는 소리, 노래 부르는 소리..이 사람들이 범인이네.....!!


술 취한 남자들이 내 앞으로 어깨동무를 하며 지나간다.

약간은 무서웠다.

다행히 나처럼 일찍 떠나는 순례자들이 있어 같이 가냐고 물어보고 같이 걸었다.


마을 중심부를 벗어나니 조용해지는 소리

그 사람들도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잤는지 우리는 공감하며 순례길을 출발했다.

오늘도 맑음인가 기대할 수 있는 별이 보인다.

여기부터는 산길이 시작돼서 라이트가 필수다.

나는 휴대폰 불빛으로 의지하며 걸었다.

오분 십분 차이로 바뀌는 하늘의 색

해가 떴습니다!

고-요하다.

걷고 걸어 한 마을에 도착했다.

페인트가 벗겨진 벽이 오래된 집이라고 말해준다.

스페인 작은 마을엔 이렇게 빨래 널린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뭔가 정겹단 말이지..

확실히 큰 마을과 작은 마을, 도시는 분위기가 다르다.

카페가 보이니 들어가야겠다.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연 주인장 아저씨

순례자들과 현지인이 적절히 섞여서 보인다.

싸 온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을 먹었다.

오늘도 맑은 날씨

평지가 쭉 이어지는 길이다.

이 분은 아프리카에서 오신 아저씨인데 (나라는 구체적으로 기억은 나지 않음) 새벽부터 같이 걸었다.

아프리카에서 에어비엔비를 운영하신다고 했다.

아프리카도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다.

예상대로 맑고 청명한 날씨

아저씨가 여우굴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정말 여우굴일까?

듬성듬성 순례자들이 앞 뒤로 보인다.

이 구간은 길 걱정 안 하고 생각 없이 걷는다.

물론 머릿속엔 다른 생각들이 차지한다. (N이다..ㅎ)

두 번째 쉬어가는 마을 옆엔 골프장이 위치해 있었다.

여기는 전 마을보다 더 큰 마을이다.

건물도 그렇고 도로정비도 잘 되어 있다.

똑같은 집들이 나란히

다시 저 앞 마을을 향해 간다.

오늘의 목적지 산토도밍고 마을 들어가는 입구

마을 초입에 큰 공장들이 들어서있다.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떴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확실히 주말이라 그런가

스페인 현지가족이 많이 보였다.

뜨거운 태양에 모자 푹 눌러쓰고 걷는 중

반가운 알베르게

오늘은 선착순인 공립알베르게이다.

순례길의 상징인 조가비 모양의 난간이 대문짝만 하게 반겨주는 알베르게

우리가 순례 중이라는 사실을 더 확고히 해주는 것 같다.

아래층은 식당이다.

널찍한 화장실

창문 너머 보이는 풍경

해가 너무 쨍쨍했던 날

성 야고보의 조각상인 듯하다.

마트에 갈 겸 동네 구경 겸 나왔다.

산티아고까지 앞으로 562km

마트에 가는 중

처음에 마트인 줄 알고 잘못 찾아온 잡화점

왠지 한국에 있을 것 같은데..?

dia라고 스페인 마트체인점이 있는데 일요일이어서 닫았다.

미처 생각을 못했다. 현지인에게 물어 숨어있는 마트를 발견했다. 다행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고기코너

점심으로 스테이크와 야채를 먹고 싶었다.

식자재는 대체로 저렴하다.

주문하면 한쪽에서 썰어주는 하몽

너무 신선해 보이고

스테이크용 고기와 요구르트, 과일 구입 완료!

아름다운 중세풍 건물과 석조 거리는 걷기만 해도 그 시대로 마치 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너무 따스한 마을이었다.

오늘은 같이 온 선생님과 합쳐 빨래도 돌린다.

오랜만에 손빨래에서 해방된 날

찬장에 무슨 조미료 있나 찾아보는 중

대부분 요리할 수 있는 알베르게는 소금, 설탕, 후추는 구비되어 있는 것 같다.

같이 온 한국 선생님과 함께 먹은 스테이크

후다닥 요리를 했다.

그렇다기엔 너무 굽기만 했지만..ㅎㅎ

데코가 엉망이긴 했지만 정말 맛있었다.

마트가 닫아 뒤에 장을 못 본 사람들은 우리의 음식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다 볕에 말리는 중

빨래 말리며 이탈리아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햇볕이 너무 세서 선글라스 필수

오늘의 알베르게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이 마을 잔잔히 계속 생각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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