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율로 Dec 06. 2021

배로 낳은 거나 가슴으로 낳은 거나

현문현답

무더운 여름날, 마당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엄마가 낳은 아이는 몇 명이 게?” 

둘째였다. 저것이 또 저런 비수 같은 질문을 하는구나. 아기가 자고 있어 나가지도 못하고 숨죽여 듣기만 했다.


“배로 낳은 것 말이지? 네 명. 네 명이야!” 셋째가 대답했다.

“땡! 아니야, 다섯 명!” 

"엥?"

“음... 그럼 나도 포함된 거야?”

설리가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소리로 묻자 둘째가 대답했다.

 

“입양한 것도 배로 낳은 거랑 똑같은 거야. 가슴으로 낳았으니까.”


너무 궁금해서 창문을 살짝 열고 보니 설리랑 둘째랑 셋째랑 활짝 웃으며 끌어안고 장난치고 있었다. 


‘그래. 가슴으로 낳은 거나 배로 낳은 거나. 둘 다 낳은 거니까.’ 


창문을 살짝 닫으며 웃었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난다. 어떻게 저런 말이 8살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걸까. 


둘째 아이의 마지막 대답이 설리와 나와 아이들의 마음속에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는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기와 설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