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만족감

형평성 원리, 적응 원리, 그리고 상대성 원리

by 뉴욕 산재변호사

산재보험 사건은 일반보험과 다른 것이 바로 일정 치료 후 보상이 따라온다는 사실입니다. 보상을 잘 받고 싶은 것은 모든 제 의뢰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마음입니다. 같은 보상액을 두고도 의뢰인마다 반응이 다른 것을 보면서, 저는 어떻게 제 의뢰인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상에서 오는 만족감의 정도를 “보상 만족감”이라고 정의할 때, 이 보상 만족감은 인간의 다른 소유욕과 마찬가지로 아래 세 가지의 원리를 따른다는 것이 제 가설입니다.


보상 만족감은 첫째, “형평성의 원리”를 따릅니다. 보상 만족감은 보상액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으며, 대부분 남들과 비교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뇌는 남이 가진 것은 나도 가져야 한다는 형평성 원리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인간뿐 아니라 최근에 수행된 원숭이 실험에서도 증명되었습니다. 에모리 대학 영장류 학자인 프란스 드 발 (Frans De Waal) 박사는 카푸친 원숭이 (cappuccino monkey)에게 돌 하나를 오이와 바꿔주는 훈련을 했습니다. 돌 하나를 집어준 원숭이에게 오이를 주었습니다. 처음에 원숭이들은 그 시원한 오이를 잘 받아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옆에 있는 친구 원숭이에게는 오이 대신 포도로 바꿔주었습니다. 과즙이 풍부한 더 맛있는 포도를 먹는 것을 보고는, 오이를 먹던 원숭이의 기대치가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원숭이에게 다시 오이를 주자, 오이를 먹 기능커녕 실험하던 연구원에게 던져 버렸습니다. 자기도 옆 원숭이와 같이 포도를 먹고 싶다는 의사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불공정한 거래를 반복하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 원숭이는 맹렬한 분노 행동을 보였습니다. 오이를 감사하게 먹던 원숭이, 그러나 옆 원숭이가 포도를 먹는 것을 보자 감사가 화로 돌변했던 이 행동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른 의뢰인이 1만 불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의뢰인은 자신도 당연히 적어도 1만 불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기대가 아무리 근거가 없다 하더라고 하더라도요.


둘째, 보상 만족감은 “적응의 원리”를 따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나 갖는 순간에 도파민 신경이 흥분하면서 뇌에 보상을 주게 되는데요. 그러나 일단 소유하고 나면 도파민 신경의 활성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동일한 도파민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자극을 받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더 많이 얻거나 더 비싼 것을 얻을 때 도파인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도파민 신경의 적응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좀 더 갖으려고 하는 소유의 행동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적응 원리는 사건이 두 개 이상인 의뢰인들에게서 많이 목격됩니다. 한 사건에서 보상을 받아본 의뢰인은 다음 사건에 대해 전 사건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보상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뇌의 적응 현상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두 번째 사건에 대해 높아진 기대감을 잘 달래 드리는 것은 변호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보상 만족감은 “상대성 원리”를 따릅니다. 내 사건으로부터 1만 불 보상을 받아 만족했다가도, 주변 사람이 2만 불을 보상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내 보상 1만 불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사실 그 사람은 자신보다 2배 더 많이 다침으로 인해 보상을 2배 받은 것임에도, 그리하여 보상과 현재 몸상태를 합쳐 놓고 보면 그다지 손해 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남들이 나보다 보상을 적게 받을 때 나의 보상 만족감은 늘어납니다.


제 의뢰인들의 보상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뇌의 자동 반응을 거꾸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형평성 원리”를 자각하여, 여러 가지 변수들에 의해 보상액이 결정되는 것이니만큼 나와 다른 사람의 보상 액수가 반드시 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보도록 돕습니다. “적응의 원리”를 자각하여, 보상에 대한 기대 없이도 잘 살 수 있었던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고, 보상을 대가가 아닌 뜻밖의 선물로 인식하는 노력을 해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상대성 원리”를 자각하여, 남들의 보상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다친 결과이기 때문에, 비록 내가 그 사람보다 보상액은 적었지만 내가 그 사람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돕습니다.


의뢰인들의 뇌가 만들어내는 보상에 관한 욕구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분들이 좀 더 넓은 마음을 갖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변호사가 동시에 카운슬러가 되어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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