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태 「만남」과 한국 시가, 그리고 성경의 비둘기
코요태의 명곡 「만남」에는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1995년 임기훈이 발표한 원곡을 댄스곡으로 재탄생시킨 이 노래는,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다시 들어도 여전히 그 시절의 순수한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죽어서도 행복한 비둘기처럼”이라는 구절은 단순한 유행가의 차원을 넘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는 고전 문학적 힘을 보여준다. 이 표현은 죽음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넘어 사랑의 영원성을 갈망하는 인간 보편의 정서를 담고 있으며, 이는 한국 문학의 전통적 서정성과 성경적 상징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죽어서도 행복하다”는 표현은 얼핏 과장되거나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초월적 수사법은 한국 서정 문학의 오랜 전통 속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는 속세의 고뇌를 넘어선 영원한 삶의 이상향을 노래하고, 정철의 「사미인곡」에 등장하는 “죽어도 아니 잊을 마음”은 죽음조차 끊을 수 없는 절대적 사랑을 고백한다. 신라 시대의 향가인 월명사의 「제망매가」에서 '미타찰에서 만날 나'를 언급하며 죽은 누이와의 재회를 기약하는 것 역시, 현실을 초월한 공간에서 사랑을 완성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이처럼 죽음을 경계로 삼지 않고 그 너머로 감정을 확장하는 방식은 현실의 제약을 초월해 사랑, 이상, 그리움 같은 정념의 순수성을 극대화하는 서정적 표현이다. 「만남」의 가사 또한 바로 이 고전적 서정 문법을 현대 대중가요의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여기에 “비둘기”라는 소재는 기독교 전통을 포함한 보편적 문화적 상징과 맞물려 더욱 깊은 의미를 획득한다. 창세기에서 노아의 방주로 감람나무 잎을 물고 돌아온 비둘기는 홍수의 종결과 새 시대의 희망을 알린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가 세례를 받을 때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셨다” (마태복음 3:16)는 구절이 등장한다. 이는 비둘기를 평화와 순결, 성스러운 하나님의 영으로 제시한다. 또한, 비둘기는 일부일처제로 평생을 함께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어 충실한 사랑의 이미지를 더하기도 한다. 따라서 가사 속 비둘기는 단순한 새가 아니라, 순수하고 평화로운 영원성, 그리고 성령의 거룩함까지 함축하는 상징체로 기능한다.
이처럼 “죽어서도 행복한 비둘기처럼”이라는 구절은 한국 문학의 초월적 서정성과 성경에서 비롯된 비둘기의 상징성을 동시에 아우른다. “죽어서도 행복하다”는 표현은 한국적 정서 속에 자리한 사랑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비둘기”라는 소재는 순수한 사랑과 평화로운 영원성을 암시한다. 그 결합은 단순한 현세적 사랑을 넘어, 죽음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성스러운 결합에 대한 열망을 담아낸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고차원적 정서가 대중가요라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전달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나에게 코요태의 「만남」은 20년이 넘는 세월에도 변함없이 감동을 주는 고전과 같다. 그 힘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넘어, 깊은 문학적·종교적 상징을 품고 있는 가사에 있다. “죽어서도 행복한 비둘기처럼”이라는 구절은 한국인의 정서 속에 뿌리내린 영원한 사랑과 평화에 대한 갈망을 응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대중가요의 언어가 얼마나 깊은 의미를 품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웅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