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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Mar 13. 2023

그림자

그림자가 사라졌어 놀랄 필요는 없어

가끔 사라지기도 해

어디로 갔는데?

등 뒤를 빠져나갔잖아

무조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지 마

그림자들이 모이는 술집에 갔겠지

주인대신 취하고 싶을 때 술집에 모여

시간을 보내게 되지

서로 한탄이나 하소연을 하면서

시커면 속을 보여주겠지

시커먼데 숨기는 게 하나도 없어


단 하나의 태도

때론 울기만 하는 그림자도 있지

주인은 그것도 모르고 잠을 자지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켤 때

등 뒤에 다시 달라붙는다는 걸 모르지

주인이 개운한 표정이면

그 사람만 빼고

그림자들은 다 알고 있지

밤새 그림자 하나가

오랫동안 묵혀둔 체증을 

저 혼자 다 들어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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