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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여사 Feb 25. 2022

트럼펫 부는 사내

  순수치 않은 밤은 밤이 아니라 밤을 모방한 어둠일 뿐이다

그런 밤은

그런 밤에는 필요치 않은 잔 빛 수락해야한다 소란 용납해야한다. 행여 꿈일까봐 어제도 그제도 그 그제도 갔었던

그곳으로 가는 길 찾지 못한다. 노를 저어 산을 넘을 때 뱃전에 따라붙던 구름 그 물고기 떼, 네 발로 바다 딛고 서서 바다 건널 때 징검다리 되어주던 별 그 숱한 峰, 길라잡이 사내 목제 튜브에 입술을 대고 입술 가늘게 떨던 그 사내도 없다. 彷徨 

    

  밤을 태운다 밤이 탄다 시커먼 연기가 불을 뿜으며 솟구친 다 소란이 인다 펄떠덕 펄떠덕 낮이 끓는다 끓어 넘친 소란이 사방으로 처얼 철 넘쳐흐른다. 矛盾이     


  낮은

그렇게 흐르는 것이라고 그렇게 낮이 흐르고 나면 혹여 순수한 밤이 남을 것 같아     


기다린다     


기다린다     


  손을 흔들어 터널을 막 빠져나온 지하철을 세운다 遊絲에 묶인 도심에서 트럼펫 불던 내가 아는 사내, 그 사내가 트럼펫 불기를 멈추고 인파 속으로     


  어디 사람 발길 뜸한 카페에라도 가서 목 축이고 싶다 그 사내가 보고 싶다 목제 튜브에 입술을 대고 입술 가늘게 떨던 길라잡이 사내가. 演奏     

 

  밤     


  별     


  바다     

 

  잃어버린 줄로만 알고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들이               




※ 峰 (봉우리) 봉

   彷徨 방황

   矛盾 모순

   遊絲 유사 (아지랑이)

   演奏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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