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만 잘해도 정말 반은 된거예요.
10x thinking
아침인사는 활기차고 크고 밝고 자신 있게!
나랑 동시에 입사한 태미라는 친구가 있다.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는데 전공을 뭘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스탠퍼드 학사졸업이라는 것만으로 더 물을 것이 없게 느껴졌다. 입사동기라면 입사동기지만 그 친구는 정규직 나는 계약직이라 입사동기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다. 다만, 업무는 동일하게 파트너사 관리였다. 그리고 그 친구의 미국인적인 성향상 차별 없이 나를 동등하게 대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이 친구는 참으로 전략적이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계약직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녀는 내가 그녀와 함께 일하면서 본인이 맡은 일을 키우는 데에 내가 어디에 어떻게 도움이 되느냐가 더 중요했다. 어떻게든 그 누구든지 간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미국인적인 매우 practical 한 마인드이고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당장 나에게 도움이 안 되어도 언젠가는 인간은 다 어디서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 그리고 지금 당장 도움을 안 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기보다 그/그녀의 쓰임을 못 찾은 내 능력 탓이지 그 사람의 능력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인간관계에 그런 생각은 크게 도움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인간을 대하면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모두에게 친절할 수 있고 좋은 관계를 맺으며 때에 따라 다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첫 번째 기억하고 싶은 점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크게 달랐다. 바로 그녀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아침에 인사를 매우 매우 큰소리로 한다는 것이다. 보통 회사에서 잘 나가는 친구들은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아침인사는 무조건 밝고 크게 활기차게 한다는 것이다. 매우 큰 목소리로 "헬로~!" 한다. 나도 배우고 싶어서 정말 매번 인사 전에 생각하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마음은 높은 데시벨로 복식으로 하는 인사인데 실제로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거의 뭐 무성배우야? 싶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굿모닝” 한다는 데에 있다. 여러 가지 배우고 따라 하면서도 이것만큼은 정말 어려웠다. 요즘에 와서 느끼는 건데 목소리를 크게 하려고 해야 크게 나오는 게 아니라 마음이 그만큼 기쁘면 그렇게 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기쁜 마음을 먹어라 회사동료를 너를 만나 기쁜 마음의 소리만큼 목소리가 나온다는 사실이다. 회사에서 아침 인사를 큰 소리로 하는 친구들의 얼굴은 항상 밝았던걸 보면 회사에 나와서 기쁘다. 너를 봐서 기쁘다. 오늘 아침에 출근은 잘했니? 하는 마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하나 이것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은 노래처럼 인사든 뭔가를 누가 물어봤을 때 응답이든 버릇처럼 대답하는 톤이나 방식을 자신감을 가미한 그런 목소리와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그것도 도움이 된다.
두 번째, 회사에서 일이 잘 돌아갈 때 의견이 다 맞을 때는 무슨 문제가 있겠냐만은 진짜 실력은 일이 잘 안 돌아갈 때 나오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일이 잘 안 될 때는 결국 생각이 안 맞고 의견이 달라서인데 계획에 모두 동의하지 않을 때 그래서 계획대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을 때 일은 진전이 안된다. 한국의 경우, 마음이 안 맞아도 위에서 하라면 하는 방식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모두가 동의가 되어야 움직인다. 강압적으로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란 없다. 한국에서도 그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면 다들 하는 척을 할지 몰라도 진정으로 사람들이 그 일에 마음 바쳐서 하게 될까 싶다. 그렇게 되면 일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그러면 그것은 성과에서 나타난다. 그럴 때 그녀가 하는 방식이 있다. 그녀는 그 noise를 뒤로하고 우리가 여기에 왜 모였고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그 목표를 다시 한번 공유한다. 그것을 생각하면 사실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문제만 들여다보면 지엽적으로 생각하게 되지만 우리가 왜 이일을 무엇을 위해 하는지 생각해 보면 답은 쉽게 그리고 명확하게 그려진다. 예를 들면 What’s good for the client? What’s good for Google 이런 질문들이다. 문제에 대한 답이 안 보일 때 무엇이 맞는지 모를 때 스스로에게 더 큰 질문, 명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면 의견이 모이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일을 하다 보면 내가 하기 싫은 일, 어려운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내가 팀리드인데 내 동료도 팀원조차 그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쉽게 위에서 하라니 해야지 하는 식으로 치부하거나 매니저가 하랬는데 진짜 싫다 이런 말도 한다. 그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매니저가 시켜서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또는 해야 되니까 그런 식으로 이유를 대며 일을 하는 것을 보지 않았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비친 적도 없다. 생각은 말로 안 해도 은근히 보이기도 할 수 있는데 그런 내색도 보인 적이 없다. 그 말은 매니저에 대한 불평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도 된다. 그 시절 나의 매니저는 좋은 평판과 나쁜 평판이 공존하던 사람이었고 그 중간이 없는 즉,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big fan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또 그를 너무나 싫어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평판이 안 좋은 경우는 그가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안 되는 게 어딨 어하는 10x thinking을 가진 사람이라 사람들을 엄청나게 푸시를 하기 때문이다. 가까이 일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을 법도 한데도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게 과연 그녀가 그를 좋아해서 그의 일이 방식이 다 맞기 때문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니저가 10x thinking을 하는 사람이면 그녀는 20x thinking을 했고 매니저가 푸시를 하는 것 같으면 그녀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와중에 어떤 게 어렵게 어떤 부분을 매니저가 해결/ 도와줘야 하는지 그림을 그려나갔기 때문에 그 둘이 한 팀으로 더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비즈니스는 결국 성과가 이 부분만큼은 모두가 추구하는 공통분모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friction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여전히 그때를 되돌아보면 그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