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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두만 Jan 16. 2023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에 대해



달리기와 인생에 대해 가장 유명한 비유로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말이 있다. 미시적 상황에 매몰되지 말고 인생을 길게 보아야 하며, 타인의 속도와 상관없이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이 비유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아직 많이 달리지도, 인생을 오래 살지도 않았지만, 달리기를 하며 나름대로 느낀 바를 적어보려 한다.


앞지르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 해야 한다.


여타 스포츠와 달리 마라톤은 완주만으로도 의미를 가지는 스포츠다. 단거리 달리기와 달리 수십 킬로에 걸친 고통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면 갈수록 페이스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와중에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지금 뛰고 있는 속도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지금도 힘든데 더 힘들어야 한다. 어쩌면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은 삶을 길게, 여유 있게 보라는 뜻이 아닐지도 모른다. 일생에 걸쳐 고통이 끝나지 않으리라는 말과도 같다.


쉴 때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자주 생기는 부상이 있다.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 발목염좌, 종아리통증 등이 그것이다. 통증이 발생했을 때 이것이 견뎌낼 만한 근육통인지 잘못된 자세에 따른 통증인지 헷갈리고는 한다.  또한 이 정도면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뛰었다가 재발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럴 때일수록 주위 사람들의 조언이나 전문가의 자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분배와 조절이 중요하다


  달리기에는 여러 훈련법이 있으며, 모든 운동을 고강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하루를 고강도로 진행했으면 다른 날들은 그날보다 약한 강도로 진행해야 한다. 그런 훈련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볍게 뛰어야 하는 날에도 운동이 안 된다 생각해서 오버트레이닝 하는 경우가 잦다. 삶에도 일과 휴식에 대한 적절한 조절이 중요하듯이, 달리기 훈련에도 강도 분배와 그에 따른 컨디션 조절이 아주 중요하다.


달리기에 사용되는 근육이 있다


  달리기는 전신운동이지만 주로 쓰이는 근육과 운동을 보조하는 근육이 나뉜다. 달리기를 할 때는 주로 하체와 어깨, 코어근육이 사용되며 상대적으로 팔근육과 가슴근육은 사용빈도가 적다. 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주동근을 정확히 움직여야 하고 이에 대한 보강운동도 해줘야 한다. 삶도 그렇다. 목표를 빠르게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완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몸 상태에 비해 빠른 기록을 내려다가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앞서 나가는 사람을 따라가다가  지치는 경우도 있다. 삶도 그렇듯이, 나보다 잘 된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나기도 하고 각자의 사연과 상황에 따라 삶을 중도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은 고해와도 같고, 마라톤과도 같다. 뚜렷한 목적지 없는 바다 같은 삶 속에서, 멈추기 전까지 지속되는 고통 속에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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