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자 남편과 함께 준비하던
자격증 공부로 바빴다.
시험이 6월 8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예정되어있던 3월의 대학병원의 산부인과 수술은
전공의 파업으로 취소되었다.
아빠는 2차 병원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몸을 챙기라고 했지만
나는 그럴 기력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이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며 시간을 보냈다.
강의 듣고 공부하고 병원 다니던 일상.
6월 첫째주에 시험이 있어서,
그때까지 공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결혼하고 3년을 주말마다 아빠 보러 갔었다.
나는 아빠를 좋아하니까 당연했고,
고맙게도 남편도 좋아했다.
이젠 아빠랑 평생 살고 많이 볼테니까
딱 3개월만 참고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빠는 감사하게도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자주 주셨고,
우리도 안심하고 강의듣고 도서관을 다녔다.
4월 우리 결혼기념일 때
아빠랑 소고기 점심을 사먹은 건
진짜 잘한 일이었다.
그게 마지막 식사가 될 줄은 몰랐다.
그때의 사진과 영상이 참 소중하다.
이날 식사하면서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시험에 대하여
아빠께 이야기하였다.
아빠는 내가 뜬금없이
'보디빌딩 대회 나가겠다'
'성당 세례를 받고 활동하겠다'
라고 예상치 못한 일을 한다 해도
모두 지지해주고 좋아하셨던 분이었다.
딸이 한다는 건 다
'맞다 맞다' 해주시던 분인데,
희안하게 이 시험에 대해서는
시큰둥하고 별 말씀이 없으셨다.
그래도 부부가 같이 준비하고,
이 자격증으로 노후대비가 될 거란 확신이 있어서
아빠도 같이 준비하자고 했다.
아빠는
"아~~~ 나는 관심없다"
라며 손사레를 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