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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잘쓰는헤찌 Aug 14. 2024

아빠를 보내드린 이야기8

6월이 되자 이상하게

몸이 너무 가볍고 좋았다.

다음날 도서관에 가서도

미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러고도 힘이 남아 돌아서,

밀린 유튜브 브이로그도

세 달치나 만들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도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도서관에서 한숨 쉬려고

밖에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그때 머리를 스친 생각은 이거 뿐이었다.


'이곳이 천국 아닐까?

나중에 천국 가면 이런 느낌이겠어'


내 귓가를 울리는 새소리와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인 느낌은 천국 같았다.


계속 아프거나 잠 못 자다가

갑자기 잘 자고 가벼워진 몸이랑

잘 맞는 천국이었다.


왠지 다 잘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


도서관으로 돌아가서

이벤트 한정수량 호두과자 티켓팅도 성공했다.


이번 주말에 시험치고 호두과자 드려야지!

울 아빠 요런 빵종류 좋아하시니까!


시험 장소도 아빠집 근처로 일부러 선택했다.


밤이 오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편안한 몸으로 꿀같은 잠을 자고 있었다.

남편은 나보다 먼저 출근을 하는데,

분명 먼저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얼마 안 돼서 남편의 인기척이

다시 들리는 것이다.


'뭐 놓고 갔나? 다시 들어왔나보네?'


라고 생각하고 이어서 잠이 들었다.


그러나 남편은 물건을 챙겨서

다시 나가는 게 아니라

계속 무언가를 챙기고 초조해보였다.


내 방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쭈뼛댔는데,

나는 꿀잠을 자고 있었던 터라 깨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남편이 내게 말을 걸었다.


"여보... 아버님 돌아가셨대."


"누구 아빠?"


남편의 친구 아버님인가 했다.

그러나 남편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아빠?"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뭐 때문에 돌아가신지도 모르겠고,

아무 말 없는 남편을 보니 이건 우리 아빠였다.


전날까지 나랑 연락했는데,

왜 내가 아닌 사위에게 연락 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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