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의 나는, 한없이 품어주는 엄마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이력서에 기재할 수 없는 출산 육아의 경험은 또 다른 경력이 되어 주었지만, 현장은 다른 세계였다. 띠동갑 이상 차이나는 교사들에게 배우고, 우리 아이들보다 띠동갑 이상 어린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귀를 열어 경청하려 애쓴다. 엄마 마음과 교사 마음은 달라야 함을, 마냥 예쁘지만 때로는 엄하게 대해야 함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배워가야 함을 분명히 알고 있다.
책모임이 좋아 북클럽을 꾸렸다. 매 월 한 권의 소설과 원서를 함께 읽고 나누는 중이다. 모임 날짜가 임박해 후루룩 대강이 아닌, 최소 두 번은 미리 읽고 깊이 생각하려 노력한다. 부족하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잘하려 애쓴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들을 고민한다. 책을 읽는다고 삶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안 읽는 삶보다는 한 걸음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평생 읽고 쓰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내 아이는 남들과 달리 잘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저 무탈하고 건강하길 바라면서도, 남들보다 똑똑하길 공부 잘하길 예의도 인성도 바른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고 욕심내고 또한 실망하고 있다. 내 집에 온 손님이고 언젠가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믿어주는 것. 사춘기 남매와 함께 사십춘기를 통과하는 엄마가 할 일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