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증 목걸이를 건 된장녀 커리어 우먼만 가는 곳인 줄 알았던 20대를 지나, 유모차에 컵홀더가 없어 테이크 아웃 커피는 꿈도 못 꾸고 그 돈으로 믹스커피 열 잔을 마셨던 30대를 건너왔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에 갈급한 40대의 배경 컬러는 스벅 그린으로 물들어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 적절한 거리가 주는 안정감, 호불호 없는 무난한 원두, 아메리카노 한 잔이 선사하는 시간과 공간과 사소한 즐거움은 4,500원 그 이상이다.
노트북을 들고 작가 모드를 작동하기도 했고, 텀블러를 챙겨 별 적립의 맛을 알기도 했다. 지난 시즌 펭귄북스 콜라보 가방을 들었다 놓았다 망설이다가 내적 고함을 질렀다. '500만 원 명품백도 아니고 나를 위한 5만 원 못 쓰겠어?' 호기로운 혼잣말 끝에 데려온 데일리 가방은 매일을 함께 하고 있다. 머그잔도 텀블러도 계절마다 하나씩 모았으니 이제 더는 욕심 없다.(라고 쓰고선 새 디자인이 나올 때마다 두리번대곤 한다.)
29년 지기들과의 만남을 파한 뒤 다시 찾은 스벅. 일요일 오전 스타벅스의 한산함 속에 30여 분 글쓰기를 마쳤다. 어제 나눈 책 정리와 오늘 만날 책을 들쳐볼 생각이다. 프리퀀시 적립도 하나 추가했다. 2025 플래너를 손에 넣을 날이 머지않았다. 예비 핑크 할머니의 선택은 분홍분홍할 것이다.
덧) 오늘의 글감 주제를 오늘 아침을 함께 맞이한지기들과 나누었다.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A : 까사미아. 신혼 가구로 들이고 싶었던 로망을, 오랜 시간이 지나 내 집 마련을 하며 실현함.
B : 폴로. 실용적이고 재질도 쫀쫀하니 마음에 듦.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해서 즐겨 찾는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