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가 없는 나는 학원에 가기 전에 피아노가 있는 예배당에 아침 일찍 나와서 날마다 1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한다. 이 날도 여느 때처럼 예배당에서 혼자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피아노 치는 나를 동생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내가 연주하는 것을 녹음에서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곡을 녹음할까 하다가 그동안 연습했던 곡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의 <내가 찾는 아이>로 정하고 핸드폰의 빨간색 녹음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빨간색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내 심장 소리가 커지더니 연습할 때는 틀리지 않던 곡을 처음 치는 사람처럼 계속 틀리는 것이었다. 결국 녹음 버튼이 켜진 채, 틀리지 않을 때까지 몇 번을 다시 친 후에야 정지 버튼을 누룰 수 있었다.
피아노로 <내가 찾는 아이>를 연주하는 동안 나는 내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가 찾는 아이
흔히 볼 수 없지
넓은 세상 볼 줄 알고 작은 풀잎 사랑하는
워 워 볼 수 없지
예 예 볼 수 없지
노래 가사처럼 내 친구들은 흔히 볼 수 없는 아이였다. 그 흔히 볼 수 없는 아이가 내 친구라는 것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고마웠다.
그래서 생각난 친구에게 내 마음을 들려주고 싶어서 내가 녹음한 파일을 보내주었다. 친구는 피아노 소리가 나 같다고 답장을 보냈다. 내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나처럼 귀엽다고 했다. 피아노에서 귀여운 소리가 나다니. 나는 웃음이 났다.
동생에게 보내기 전에 나도 내 소리가 궁금해서 녹음한 것을 들어보았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작은 핸드폰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듣는데, 틀리면서도 다시 더듬더듬 한음 한음 찾아가는 피아노 소리가 나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원래는 틀린 부분은 잘라내고 동생에게 보내주려고 했는데 나는 자르지 않고 그냥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