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 된다, 진짜로"

내가 나를 설득하면서 살아가는 법

by myownangle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요리를 합니다. 그래도 자취한 지 1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제 입맛에 맞는 정도로는 간을 맞출 수 있는데요. 저는 사실 레시피를 별로 따르지 않아요. 먹어보면서 간을 맞추는 건 기본이고, A를 준비하다가 마음이 바뀌면 B로 선회하기도 하는데요(된장찌개에서 카레로 선회하는 편). 이렇게 즉흥성을 마음껏 부려보기에 한 끼 식사는 괜찮은 투자인 것 같습니다. 설령 맛이 없더라도 딱 그 한 끼만 넘기면 되는 거니까요. 해보면 그래도 대부분은 80점 정도에 미치곤 합니다. 그래서 '내가 이걸 만들었다고?' 하면서 스스로 뿌듯해하기도 하고, 주저앉은 자존감을 끌어올리기에 적당한 도전 같아요.


한 끼 만들어먹는 것에 이렇게 의미를 부여할 만큼, 꽤 깊은 우울을 느꼈습니다. 특히 지난 일주일은 회사에서도 영혼이 반투명해진 기분이었고요. 단순히 셧다운을 쉬고 와서 그런 것보다는, 일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꾸역꾸역 회사에서 하루치의 일을 하고 있는데 과연 행복한가. 얼마 전에 본 영화 <28년 후>에서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을 대략 100번쯤 강조하거든요. 내가 내일 죽는다면 오늘 후회하지 않고 보냈다고 할 수 있나? 이런 생각 때문에 장마의 하늘처럼 농도 깊은 회색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고쳐먹었어요. 집 정리를 하다 보니 제가 예전에 썼던 다이어리들을 우연히 봤는데, 그 안에 정말 많은 이야기를 써두었더라고요.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실현되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의 저는 A대학교를 꼭 가고 싶었거든요. 그때 제 성적은 사실 그 대학교를 바라기 턱없는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나는 A대학교 14학번이다 되뇌면서 열심히 공부했더니 한 번에 합격했고요, 사회에 발을 들이고 B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 마음을 먹었는데 몇 년 후 그 회사에 합격해서 일하고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쓰는 게 얼마나 강력한지, 또 한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는 일인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서 힘들다, 괴롭다, 우울하다로 일색이었던 2025년 다이어리에 톤을 바꿔버렸습니다. "나는 무조건 잘 된다, 진짜로"


7월 달력에 가장 크게 적었어요. 그렇게 하고 보니 이상하게 마음 안에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뭐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무조건 잘 된다! 이런 마인드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얼마나 사소한지, 그리고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었는지 깨닫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주저앉아 있으면 그대로 가라앉을 뿐이라는 걸 지난 시간 동안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하반기의 제 목표는 무조건 잘 된다는 생각만 하기입니다. 자기 전에 눈을 감으면 불안이 스멀스멀 기운을 뻗치는데요, 그때도 죽비로 머리를 치는 것처럼 따끔하게 말하려고요. 나는 무조건 잘 된다니까? 진짜로!


덧) 여러분, 긍정의 기운을 드립니다. 무조건 잘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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