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간을 꼭꼭 씹어보는 태도로
매사에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 생활도 열심히 하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도 크고, 개인 일상에서도 꼼꼼함을 놓치지 않는 존재들. 도시락을 싸와서 식단 관리를 하기도 하고 퇴근하면 운동을 다니면서 갓생을 사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참 신기하게도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일에 열정이 가득했다. 그에 반해 나는 매사에 심드렁해졌다. 일에 대해서도 더 나아가기 힘들고, 그렇다고 내 삶을 잘 꾸려가는 것도 아니고. '나도 늘 에너지 100%로 살던 때가 있었는데...'하는 아쉬움과 함께 나를 둘러싼 불투명의 벽을 깨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삶을 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내버려둔 걸까. 일상은 일을 위한 부가적인 존재처럼 여겨온 것 같다. 먹는 것도 대충.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먹으러 나갈 때도 진지하게 무엇을 먹고 싶은지 고민해 본 적 없다. 퇴근하면 그저 허기를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만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집은 그저 퇴근과 출근 사이, 잠시 잠을 자는 공간처럼만 여겼고 내 영혼이 쉬는 곳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주말 또한 그저 쉬는 시간이었다. 주중에는 '이번 주말에는 뭘 해야지' 다짐하다가도 막상 주말이 되면 누워서 하루를 보냈다. 출근과 출근 사이 잠시 숨 고르는 시간처럼. 그러니 문제는 그 어떤 순간도 소중해지지 않았다.
마음을 쓰는 것. 나의 일상과 삶을 귀하게 여기는 것.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것. 일하는 나 말고 다른 나도 조심스럽게 대해보는 것. 얼마 전 친한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이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어려운 것 같다고. 진심으로 공감한다. 나를 얼마나 지지할 수 있나, 나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나, 세상이 나에게 겨누는 칼보다 더 날카로운 칼을 벼르고 있진 않은가.
내가 나에게 사랑스러운 기댈 곳이 되는 일. 그리고 그 과정은 매 순간을 꼭꼭 씹어 먹듯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 그냥 중요한 무언가 사이에 후루룩 넘기는 게 아니고 순간의 공기와 의미를 제대로 느끼기로 한다.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해보고 되도록 긍정의 마음으로 대해본다. 50% 정도의 집중력으로 심드렁하게 보는 게 아니라 당장 내일 이 일상이 사라질 것처럼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일 것처럼 소중하게 대해보는 일. 일상의 작은 행복을 미루지 않는 삶. 다가오는 한 주는 이런 태도로 살아보고자 한다. 한 발 한 발을 힘줘서 내디뎌보기. 그때의 공기를 제대로 느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