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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Oct 21. 2021

닥터 인사이드(5)

내 안의 의사

4. 치유를 위한 세 가지 중 둘째, 마음 혹은 생각 


나의 생각(마음)이 곧 나의 몸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스스로의 몸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다. 우리의 몸에 직간접으로 모종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생각, 감정이란 없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우리 자신의 생각과 말을 낱낱이 엿듣고 있다. 우리 몸은 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랑과 기쁨과 성취감은 우리의 몸 속 구석구석에 힘을 불어 넣는다. 좌절과 분노의 감정은 면역계에 치명타를 가하며 자신을 질병의 위협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저 좋지 않았던 일을 잠깐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커다란 레몬을 입 속에 넣고 한 입 가득 베어 무는 장면을 잠시만 떠올려도 입안 가득히 침이 고인다. 이처럼 의심의 여지없이 생각과 감정은 몸속의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건강 혹은 질병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좋은 생각 혹은 나쁜 생각은 대체로 점점 강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보통이다. 생각이 반복되어 변경하기 힘든 단계까지 강화되면 그 생각은 신념이 된다. 신념은 두 가지 방향으로 힘을 발휘한다. 자신의 몸과 관련한 신념의 힘은 거의 절대적이다. 대개 병에 대한 환자의 신념은 기적이라는 형태의 결과를 불러온다. 좋은 방향으로든 혹은 나쁜 방향으로든. SNS에 소개된 한 남자의 사례를 보자.


박정규(가명/ 35세)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당일치기로 무리하게 지리산 종주를 하고 나서 무릎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통증을 참지 못하고 집 근처의 정형외과에 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슬개골연골연화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 후 약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꾸준히 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다. 그는 통증을 참을 수 없어 수술이라도 받을 요량으로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종합병원에서 MRI를 찍고 진찰을 받았는데 담당의사가 무릎은 상태가 좋고 건강하다며 다른 치료는 불필요하다고 해서 그냥 병원을 나왔다고 한다. “진찰실에서 걸어 나오는데 벌써 무릎의 통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더라고요. 병원이 언덕 위에 있어서 내려가는 계단이 굉장히 길었어요. 막 뛰어서 내려갔죠. 하나도 안 아프더라고요!” 


   마음이 얼마나 극적으로 신체를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실이 어떻든 병이라는 판정을 받고 몸은 정확히 그에 걸맞은 증세와 통증을 보여주었고 병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자 즉시 건강을 표현했다. 여러분의 생각이 곧 여러분의 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신체에 미치는 강력한 마음의 힘, 플라시보 효과


  정신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가짜약이라고 하더라도 진짜약과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것을 플라시보 효과라고 부른다. 신체에 미치는 강력한 마음의 힘이 수많은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심지어 협심증통에 대한 가짜 수술을 받은 심장병 환자들이 실제로 동맥을 묶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만큼 효과를 보인다는 실험 결과도 논문으로 나왔다.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의 연구원들의 연구결과 긍정적인 사고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부정적인 사고는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질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도 의사들은 플라시보 효과를 여전히 과학적인 예외 또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질이 아닌 마음을 치료의 변수로 다루는데 무지하거나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럴 필요가 없다. 마음이 여러분의 몸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서 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켜야 한다. 


우리의 생각은 실시간으로 모든 세포에 전해진다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의 최소 단위로 내려가면 우리의 몸은 어떤 입자도 아니고 궁극적으로 정보와 에너지로 이루어져있다. 우리의 마음(생각)도 정보와 에너지로 이루어져있다. 결국, 몸과 마음은 같은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분노에 떨고 있으면 우리의 몸은 즉각 그에 반응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자율신경을 통해 시급하지 않은 장기로 가는 혈관을 조이고, 혈압을 올리면서 무언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춘다. 면역세포들의 활동은 급격히 위축되고 백혈구 중에서 과립구만 숫자가 크게 불어난다. 만일 다쳤을 경우에 급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꼭 칼부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어쨌건 우리의 몸은 실제로 그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믿음은 모든 세포에 실시간으로 전파된다건강할 것인지 병에 걸릴 것인지 사실상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다

  사람의 마음과 몸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의사들이 환자에게 ‘앞으로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1년 정도입니다. 주변 정리를 하십시오.' 따위의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 무지막지한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의사들에게는 형벌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 사람의 명을 단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이 자연치유의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는 것을 이제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이란 어떤 것일까?


기쁨에 가득 찬 사람이 병에 걸리는 일은 없다


  “가슴 속의 기쁨은 사람의 생명이며 희열은 그에게 수명을 주도다.” 

  구약성서의 한 구절이다. 치유를 위해 마음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잘 표현했다. 기쁨과 희열로 가득 찬 사람에게 병이 생길 수 없다. 병이 생겼더라도 치유는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반대로 분노와 불안, 슬픔과 열등감, 공포 등의 감정은 장기간 계속되면 반드시 병을 일으키고, 환자가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면 면역시스템은 힘을 잃을 것이다. 

  분노와 불안, 슬픔과 열등감, 공포는 스트레스 사회가 만들어 내는 주요 생산물이다. 현대의 도시인들이 그런 감정을 피해나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 부정적인 정서와 수많은 합성화학물질들이 결합해서 만들어 내는 2차 생산물이 고혈압, 당뇨병, 암, 심장병, 뇌졸중, 자가면역질환들이다. 그러나 마음은 역시 마음먹기 나름이다. 긍정적으로 마음먹는 방법만 잘 익혀도 무서운 질병의 위협에서 반쯤은 벗어나는 것이다. 이제 마음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다.


신념

 

  “치유의 문제에 있어서, 어떤 질병인가 보다 어떤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이다. 2500년 전의 인물이지만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요즘 의사들은 과학이란 것에 사로잡혀서 측정할 수 없는 변수가 치료과정에 들어오는 것을 몹시 꺼린다. 환자가 어떤 사람인지 고의적으로 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서 ‘어떤 사람인가’는 몸 상태는 물론이고 환자의 습관, 출신지역, 나이, 생각, 성격을 망라하는 환자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모든 병은 낫는다. 다만,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있다. 병과 관련해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당신의 신념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노구치 하루치카(자세를 교정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수련법인 정체법의 창시자)는 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쁜 음식을 먹고 토하는 것은 나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토했다면 위는 건강한 것이지요. 그것이 장으로 가서 설사를 했다면 장이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중략) 설사를 하면 '장아, 잘했어. 남기지 말고 깨끗이 청소해줘', 토하면 '위야, 잘했어'라고 칭찬해줘야 합니다. "



암시의 효과


  자기 암시는 신념을 강화해주고 생각을 원하는 방향으로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암시란 마음속으로 어떤 의미(혹은 단어)를 되뇌면서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을 말한다. 아래는 암시에 대한 나의 경험을 적었던 블로그 글이다. 


  저는 시골의 작은 읍거리에서 자랐습니다. 1970년대 초반에 중학교를 다녔어요. 읽을거리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집 바로 앞에 이발소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발소에는 매일 동아일보가 배달되어 옵니다. 손님들에게 서비스 하는 차원으로 받아 보는 신문이었죠. 그 신문이 저의 유일한 읽을거리였습니다. 저는 학교를 파하면 날마다 이발사 아저씨의 눈치를 봐가며 동아일보를 샅샅이 훑었습니다. 뭐 그저 재미로 읽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칼럼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암시요법으로 사마귀를 없앤다.> 뭐 대충 이런 제목이었습니다. 칼럼의 요지는 '몸은 마음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특히 사마귀는 자기암시로 쉽게 없앨 수 있다'는 것이죠. 오, 이런! 저는 그 칼럼을 열 번도 넘게 되풀이해서 읽었습니다. 왜냐고요? 저의 오른 쪽 뺨 한가운데 직경 1cm나 되는 사마귀가 떡하니 달려있었기 때문입니다.!! ㅠㅠ  그때 열네 살, 사춘기 소년의 뺨에 커다란 사마귀가 흉하게 달려있었으니 소년의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동아일보의 그 칼럼은 저로서는 정말이지 하늘이 내린 복음으로 느껴졌습니다. 털끝 만큼도 의심하지 않았지요. 아니, 절대 의심하고 싶지 않았어요. ㅎㅎ 

  저는 그 칼럼의 내용에 충실히 따르며 내 뺨이 거울처럼 매끈하게 될 거라는 암시를 시시때때로 계속했습니다. 그것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오히려 결과를 얻는데 지장이 있다는 내용도 있고 해서 '무심하게' 자기암시를 계속하는 성숙함까지 보였다고 기억되는군요.ㅎㅎㅎ  그러던 어느 날, 아마도 암시요법을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 같습니다. 아침에 세수를 (그때는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세숫대야에 물을 떠서 세수했습니다) 하고 수건을 털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세수를 하면 손바닥에 커다란 덩어리가 덜컥거리면서 걸리는데 그 날은 세수할 때 손바닥이 매끄럽게 얼굴에 미끄러졌던 것 같은 거예요. 오 마이 갓! 저는 날듯이 거울 앞으로 뛰어갔습니다. 아아~ 세상에! 얼마나 잘 생긴 미남이던지! 떨어져나간 사마귀를 찾아서 (이 기쁨을 더욱 깊이 새겨보려고) 하수구까지 뒤졌으나 사마귀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원래 없었는지도 모르지요. 괜히 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악몽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어지간히도 충격적인 그 사건을 계기로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지속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제법 오래된 이야깁니다. 


 좋은 생각

 

  아래는 좋은 생각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님은 몹시도 운이 나빠, 무너지는 삼풍백화점의 지하 식당가에서 김밥을 사먹다가 통째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깔렸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시멘트 덩어리 사이에 끼어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웅크린 몸은 옴짝달싹할 수도 없고 한쪽 다리는 무언가에 짓눌려 감각이 없습니다. 간신히 숨은 쉴 수 있는데 목이 말라 타들어갑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산더미 보다 더 큰 건물의 무덤 한 가운데서 구조의 희망 따위는 떠올리기도 힘듭니다. .............................


  이 상황을 1분 동안만 리얼하게 머릿속에 떠올려보십시오.  생생하게 이미지를 떠올리고 자신의 실제 상황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면 님의 맥박은 200, 혈압도 200까지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위염이나 궤양이 있다면 극심한 위통이 따를 것입니다. 이것이 공황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불쾌한 경험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우리 몸은 세포 단위에 이르기까지 생각의 영향을 받습니다. 아니, 직결되어 있습니다. 생각만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황장애'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공황장애는 걱정과 상상력이 결합하여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위기 상황의 엄청난 불안과 고통을 실제로  받게 되는 병입니다. 생각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공황장애만 생각의 결과로 일어나는 병이 아닙니다. 모든 병은 생각의 결과로 일어납니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식의 흐름은 우리에 몸에 어김없이 결과를 남깁니다. 나쁜 생각이 남긴 결과가 누적되어 구체적인 병의 형태로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병을 일으킨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이 병을 일으킨다면 생각으로 건강해지는 것 역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건강해집니다네. 압니다.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는 이제 상식이니까요. 그렇지만 병나는 사람은 많고 건강해지는 사람은 드문 게 현실입니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힘들고 골치 아픈 세상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현실에 거스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좋은 생각을 하는 것도 연습하고 훈련하면 가능해집니다. 제가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좋은 생각하기 아이디어


1. 좋은 그림(사진)을 봅니다. 생각은 이미지입니다. 좋은 그림은 곧 좋은 생각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산과 들의 풍경이나 야생초, 야생화 등이 가득 담긴 평화로운 그림을 감상하세요. 좋은 그림을 보고 있기만 해도 맥박이 안정되고 혈압이 떨어집니다. 많이많이 보세요.


2. 호흡법을 익혀 실천해보세요. 나쁜 생각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호흡법을 실행하면 생각이 없어집니다. 생각을 없애는 것은 가장 좋은 생각을 하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유익합니다. 더구나 호흡법은 긴박한 불안감이나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즉각적인 진정 효과를 줍니다. 게다가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행할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호흡법은 다음 챕터에 소개해 놓았어요.)


3. 좋은 단어나 좋은 문장을 반복해서 외워보세요. 우리의 뇌는 한 번에 하나의 생각만 다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으면서 ‘패배’라는 관념을 동시에 곱씹을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단어를 계속 떠올리고 있으면 실제로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좋아집니다. 정말 쉽지 않습니까? 좋은 단어를 몇 개 추천합니다. 이 단어들을 잘 보이는 곳이 적어놓는 것도 좋습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제가 경험해 본 일입니다. 


사랑

행복

기쁨

편안해

용기

자신감

청춘

열정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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