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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Oct 21. 2021

닥터 인사이드(4)

내 안의 의사

3. 치유를 위한 세 가지 중 첫째, 먹는 것 


  알버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은 '이 세상의 문제는 그 문제를 불러왔던 사고방식으로는 헤결될 수 없다'는 좋은 충고를 남겼다. 그 말을 자연치유에 적용해 보자. 모든 질병은 그것을 불러온 생활방식을 청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몸 안의 자연 치유력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인 것은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단지 자연치유 시스템의 올바른 동작을 가로막고 있는 몇 가지 요소를 걷어냄으로써 건강해질 수 있다. 잘 먹고 좋은 생각을 하며,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그것이다.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 자신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다.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는 생각에 대하여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약선요리'라는 것이 있고, ‘식이요법’은 이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치료법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어떤 질병에는 무엇을 어떻게 먹으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대개 영양학에 기반을 두고 어떤 성분이 몸에 이로울 것인지 따져 본 결과이다. 혹은 어떤 병, 어떤 장기에 어떤 영양소가 이로운지 가려서 특정 영양소를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 식단을 짠다. 이 역시 개별 영양소들을 분리하여 효능을 따지는 식이요법이다.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는 생각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식이요법의 개념은 약을 음식으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영양학에 기반을 둔 음식의 구분과 식단 구성에는 관심이 없다.


자연치유의 관점에서 먹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물질들은 음식에서 얻는다.

* 병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들은 대부분 입으로 들어간다.

* 먹는 일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렇다면 치유를 위한 식생활은,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물질들이 풍성하게 들어있어야 하며, 자연계에 없는 합성화합물들은 없어야 하고, 먹는 즐거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 아래 치유를 돕는 식사는 어떤 것인지 정리했다.


증조할머니의 밥상이 최선이다


첫째, 당신의 증조할머니가 차렸을 것으로 생각되는 밥상이면 된다. 증조할머니라면 결코 슈퍼마켓에서 음식재료를 구해 오지 않았을 것이다. 두엄으로 기름지게 가꾼 텃밭에서 나온 채소들과 마당에서 자란 닭, 이웃집에서 기른 소나 돼지, 가끔 읍내 장터에 나가서 사오는 생선 한두 마리가 재료가 될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증조할머니가 만일 바닷가에 사셨다면 날마다 생선과 해조류와 조개들을 지겹도록 밥상에 올렸을 것이고, 명절이나 되어야 조금씩 육류를 맛보게 해 주셨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 역시 충분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좋다는 말이다. 

둘째, 가공식품을 피하라. 슈퍼마켓의 선반 위에 있는 모든 식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러 가지 영양성분에 대한 표지가 붙어 있는 식품은 본래 의미의 ‘음식’이 아니다. 

셋째,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하라.


   치유를 위한 식사는 그저 ‘전통에 따르는 식사가 가장 좋다’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인간은 음식에 관해서 대단히 폭넓은 유연성을 보이면서 진화해 왔다. 어떤 민족은 순전히 육류만 먹으면서도 건강하게 살아왔고 어떤 민족은 거의 완벽하게 채식만 한다. 살고 있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음식이 각기 달랐고 그에 따라 고유한 음식 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음식문화에 따라 살았을 때는 대부분 건강하고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교훈에 따라 먹으면 안전하다.

  ‘전통에 따르는 식사’는 오늘날에 와서는 실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증조할머니가 구했을 채소와 곡식과 고기와 생선을 어디에서 구해야 할 것인지 막막하다. GMO 옥수수와 여러 가지 산업부산물, 항생제, 호르몬을 먹고 철창 속에서 자란 소나 돼지 닭의 고기는 이제 천연식품이라 부르기 힘들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초제와 농약으로 오염된 땅에서 비료를 퍼부어 생산한 영양실조 상태의 곡물, 채소, 과일이 식품가게를 뒤덮고 있다. 이 책에서 먹을 만한 음식재료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조언을 해 줄 수 없는 것은 유감이다. 그래서 "당신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과 악수하라"는 마이클 폴란의 말이나 “식사는 농업행위이다.”라는 웬델 베리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양심적인 유기농업 농민과의 직거래를 시도한다든가 직접 소규모의 농사를 지어 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앞서 말한 전통에 따르는 식사를 하기만 한다면 어떤 음식을 더 많이, 혹은 더 자주 먹는가 하는 문제는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육식이 좋다, 채식이 좋다, 소금이 해롭고 설탕이 해롭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나쁘다는 등 특정 성분을 떼어 놓고 주장하는 온갖 가설들은 대개 근거 없거나 헛소리임이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식사에서 영양소를 먹는 게 아니다. ‘음식’을 먹는다. 음식은 개별 영양소의 집합이 아니다. 전체 식사라는 맥락에서 분리한 특정 성분의 이야기는 귀 기울일 게 전혀 없다. 다만,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현미는 중요하다. 백미는 사실상 가공식품이다. 그저 칼로리일 뿐이다.

  치유를 위한 식사의 지침으로 이상의 내용이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치유라는 것이 ‘자연에서 약을 구해’ 치유하려는 개념이 아니다. 치유는 몸 안에 있는 치유 시스템에서 이루어진다. 약으로, 혹은 음식으로 치유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몸 안의 치유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섭생을 하기만 하면 된다. 

  덧붙여, 자연치유력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합성화학물질들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것 같지만 막상 가공식품을 피하는 일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슈퍼마켓에서 장바구니를 채우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합성화학물질은 꼭 피해야만 한다.

  만일 건강한 채소를 구하기 힘들다면 야생초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야생초는 농사지은 채소 보다 훨씬 더 영양이 풍부하고 안전하다. 독초 몇 가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풀들을 먹을 수 있다. 야생초는 생각보다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엄청나게 다양하므로 식탁을 참신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야생초는 가장 안전한 식재료가 된다. 야생초를 채취 할 때는,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길 근처나 농경지 부근은 피해서 채취해야 한다. 아래에 먹기 좋은 야생초의 목록을 적어 놓았다. 이 야생초들은 우리의 조상들이 오랫동안 먹어왔던 것이므로 매우 안전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야생초들은 항암효과, 항산화성분 등의 피토케미컬(Phytochemicals)이 풍부하게 들어있어서 약초로서도 큰 효능을 발휘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일상적인 음식으로 야생초를 고려한다면 건강과 치유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먹을 수 있는 야생초>

민들레, 질경이, 칡, 개망초, 엉겅퀴, 달맞이꽃, 달래, 다래순, 냉이, 는쟁이냉이, 고들빼기, 씀바귀, 둥글레, 지칭개, 엄나무순, 쑥, 인진쑥, 뽕잎, 달개비, 쇠비름, 꿀풀, 더덕, 잔대, 짚신나물, 양지꽃, 우산나물, 뱀딸기, 참취, 개미취, 미역취, 꽃다지, 뽀리뱅이, 장대나물, 감국, 산국, 환삼덩굴, 갈퀴나물, 갈퀴덩굴, 익모초, 배초향, 산박하, 여뀌, 수영, 호장근, 생강나무잎, 파드득나물, 소엽, 오가피나무잎, 더덕, 제비꽃, 차풀, 향유, 꽃향유, 오리방풀, 별꽃, 쇠무릎, 망초, 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기름나물, 절굿대, 메꽃, 돌나물, 참당귀, 참나물, 두릅, 땅두릅, 오이풀, 돌미나리, 머위, 밀나물, 참비름, 선밀나물, 참마, 산마늘, 차즈기, 소루쟁이, 얼레지 등이 흔히 먹는 야생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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