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문해력이 시작 된 순간

아빠 품에서 시작하는 문해력 수업 01

by 최영훈

저는 서른 살 이후 지금까지 이십 년 넘게 카피라이터 일을 해 왔습니다. 그 사이 대학에서 카피라이팅 강의도 십여 년 했고, 최근까지 6년 넘게 칼럼을 연재하고 있죠. 칼럼은 매달 세 편, 각 편당 두 장 반의 분량입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감일을 어긴 적도 없고, 분량 또한 더 썼으면 썼지 못 채운 적도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소위 글밥이라는 걸 먹으면서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단락 한 덩어리가 내 맘 같지 않아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재미있는 건, 글로 받은 스트레스를 글로 풀었다는 겁니다. 브런치스토리에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이었고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저에 이런 모습을 보면서 성장했습니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이 직업이자 취미여서 그것이 일상인 아빠를 보면서 성장한 것이죠. 그래서 딸도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 소위 문해력이 탄탄한 학생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아빠 덕에 초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촉망받는 (?) 중학교 1학년 학생으로, 부산시의 관리(?)를 받는 우수한 영재가 됐다고 자화자찬했죠. 그러나 요즘, 딸의 어깨너머로 딸이 보는 문해력 관련 영상을 보면서 살짝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딸이 막 어린이집에 들어갔던 네 살 무렵부터, 아니 어쩌면 딸에게 막 동화를 읽어주던 그때부터 아내와 나의 사소한 선택과 결정들이 오늘날 딸의 문해력에, 성적에, 학습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그 사소한 순간, 그러나 어쩌면 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순간들을 꺼내어 보면서 새삼 발견한 그 의미를 독자들과 나눠보려 합니다. 더 나아가 아이의 문해력(文解力)이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하여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앞서게 한 순간, 차이를 만든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문해력이 학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간, 그것이 성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에 대해서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영유아기 때부터 어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던 사소한 생활습관, 가정의 문화와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만들어준 저만의 방법도 공유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문해력을 갖춘 아이이자 끈기 있게 공부하는 아이이기도 한 딸의 공부 습관에 대해서도, 그 습관을 만들어준 우리 가정만의 생활 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금 막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예비 학부모님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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